메타(옛 페이스북)가 메타버스에서 대규모 손실을 봤다고 뉴욕타임스(NYT) 등이 2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3차원 가상세계를 일컫는 ‘메타버스’는 메타가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집중하고 있는 분야다.
이날 메타의 발표에 따르면 메타는 증강·가상현실(AR·VR) 사업에 중점을 둔 리얼리티 랩스에서 지난해 101억9000만 달러(약 12조2860억원) 순손실을 기록했다. 2019년 45억 달러(약 5조4229억원), 2020년 66억 2000만 달러(약72조9790억원)보다 손실 폭이 컸다.
NYT는 100억 달러 규모의 손실은 2014년 페이스북이 VR 전문기업인 오큘러스를 인수할 때 썼던 금액의 5배, 2012년 인스타그램 인수에 썼던 금액의 10배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페이스북은 오큘러스를 23억 달러, 인스타그램을 10억 달러에 인수한 바 있다.
미 경제매체 CNBC는 “리얼리티 랩스가 없었다면 메타가 지난해 560억 달러(약 67조4912억원) 이상의 이익을 냈을 것”으로 추정하며, 올해 리얼리티 랩스의 순손실 규모가 더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데이비드 웨너 메타 최고재무책임자(CFO) 역시 “올해 영업손실이 의미있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CNBC는 메타버스에 대한 메타의 공격적인 투자는 곧 메타버스 경쟁에서의 강점으로도 볼 수 있다고 해석했다. 로블록스 에픽게임즈와 같은 규모가 소규모 메타버스 경쟁사와 달리 메타는 메타버스에 대규모 지출을 이어갈 수 있어서다.
한편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이날 메타는 예상보다 부진한 작년 4분기 실적 발표로 주가가 시간외거래에서 20% 넘게 폭락했다.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의 보유 지분 가치도 240억 달러(약 28조9000억원) 증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