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의 프레드 어샘 공동창업자가 17일(현지 시각)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비트코인의 ‘데드크로스’가 임박했다고 경고했다.

프레드 어샘 코인베이스 공동창업자. /샌프란시스코 블록체인 위크(SFBW)

주가의 50일 단기 이동평균선이 200일 장기 이동평균선을 하향 돌파했을 때를 말하는 데드크로스는 통상 추가 가격하락을 예고하는 징조로 받아들여진다. 비트코인은 지금까지 6번의 데드크로스를 경험한 바 있다. 마지막 데드크로스는 지난해 3월이었다.

어샘은 그러나 비트코인의 7번째 데드크로스로 암호화폐 시장이 흔들리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비트코인은 기반이 확실해 ‘채굴 과정이 환경적이지 않다’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등 유명인의 발언에도 거뜬할 것이란 전망이다. 그는 “세상이 하룻밤 사이에 변하지는 않지만, 기하급수적인 성장의 씨앗들이 이미 싹트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며 특히 미국에서 암호화폐는 ‘차세대 인터넷’ 수준의 “거대한 기회”라고 했다.

다만 그는 비트코인을 제외한 나머지 코인들은 3~5년 이내에 급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대체불가능토큰(NFT) 시장은 3~5년 이내에 붕괴할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이들에 대한 투자자들의 흥분은 90년대의 닷컴 버블 때와 유사해 언젠가는 수그러들 것이란 설명이다. 그는 “과거 수백만개의 웹사이트가 우후죽순 생겨났던 것처럼 비슷한 류의 자산들이 늘고 있다”며 “사람들은 여기저기 투자를 시도해보겠지만 이중 90%는 머잖아 가치가 없어질 것”이라고 했다.

2012년 브라이언 암스트롱과 함께 코인베이스를 설립한 어샘은 2017년 회사를 떠나 패러다임이라는 암호화폐 투자회사를 차렸다. 사주 6%를 보유해 코인베이스의 이사회에는 여전히 남아 있다.

중국 오성기 앞 비트코인 모형과 암호화폐 채굴을 형상화한 인형의 모습. /연합뉴스

최근 중국과 이란의 채굴 단속 소식이 전해지면서 비트코인 가격은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미국이 금리 인상을 2023년으로 앞당기는 등 ‘긴축 시계’를 빠르게 돌리면서 일각에선 달러 강세가 비트코인 가격 하락 압력으로 작용, 3만달러 선 아래로 추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데드크로스가 반드시 부정적인 신호만은 아니라고 강조한다. 데드크로스 이후엔 보통 그 반대 개념인 ‘골든크로스’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50일 단기 이동평균선이 200일 장기 이동평균선을 상향 돌파했을 때를 뜻하는 골든크로스는 투자자들 사이에서 매수 시점으로 통한다. 실제로 비트코인은 마지막으로 데드크로스를 지나고 두 달 만인 지난해 5월 골든크로스를 형성했다.

이와 관련, 암호화폐 투자 컨설팅업체 퀀텀이코노믹스의 마티 그린스펀 CEO는 지난 9일 보고서에서 “비트코인이 데드크로스를 앞두고 있어 당분간 약세를 면치 못할 것”이라면서도 “일반적으로 데드크로스는 골든크로스로 이어져 비트코인 가격이 여기서 바닥을 친다면 시장이 준비됐을 때 강한 반등세가 재개될 수 있다”고 했다.

미 경제지 포브스는 20일 “불길한 이름을 갖고 있지만 데드크로스는 사실 가격 상승을 예고하는 지표”라며 “2020년 3월에 이러한 패턴이 나타났을 때 엄청난 비트코인 강세가 뒤따랐다. 당시 비트코인보다 규모가 작은 암호화폐들도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