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비용항공사(LCC·Low Cost Carrier) 티웨이항공(091810)의 경영권 인수 계약을 맺은 대명소노그룹이 다음 달 이사회 진입을 위한 임시 주주총회를 열 예정이다. 국내 1위 리조트 기업 대명소노는 올 2월 티웨이항공의 최대주주 티웨이홀딩스(004870) 지배지분을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기업결합 승인을 받지 못해 지난달 말 열린 티웨이항공 정기 주총에서 이사회 입성이 무산됐다. 항공업계에선 대명소노가 기업결합 허가를 받으면 적자 개선, 소액주주 반발 해소 등의 과제를 풀어나가야 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명소노는 다음 달 23일 임시 주총을 열고 서준혁 회장 등 대명소노 측 인사 8명의 티웨이항공 이사 선임 안건을 재추진할 예정이다. 대명소노 측은 사내이사 3명, 기타비상무이사 3명, 사외이사 2명 선임 안건을 올렸다.
대명소노는 항공업 경험이 없다는 평가를 감안해 사내이사 후보 3명 모두를 대한항공(003490) 출신으로 채웠다. 이상윤 현 소노인터내셔널 항공사업TF 총괄임원은 대한항공에서 미주지역본부 관리팀장과 정책지원실 정책기획팀장 등을 지냈다. 안우진 현 소노인터내셔널 세일즈마케팅 총괄임원은 대한항공에서 국내선 심사분석 및 영업기획 등의 업무를 했고, 서동빈 현 소노인터내셔널 항공사업TF 담당임원은 대한항공에서 로스앤젤레스(LA) 여객지점 지역 영업 관리 업무 등을 맡았다. 서 회장은 기타비상무이사로 이사회에 참여할 예정이다.
대명소노는 지난 2월 26일 티웨이홀딩스 지분 46.26%를 2500억원에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예림당 측과 체결했다. 티웨이홀딩스는 티웨이항공 지분 28.02%를 갖고 있다. 대명소노는 지난해 티웨이항공 지분 26.77%를 인수하며 2대 주주가 된 데 이어, 이번에 티웨이홀딩스 주식 인수를 통해 티웨이항공 지분 총 54.79%에 대한 지배력을 갖게 됐다.
대명소노는 3월 정기 주총 전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승인을 받아 티웨이항공 이사회에 진입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공정위가 자료 보완을 요청하며 기업결합 승인이 나지 않아 대명소노는 지난달 31일 열린 티웨이항공 정기 주총에서 이사회 입성이 불발됐다. 대명소노는 아직 잔금 250억원을 지급하지 않은 상태다. 다음 달 임시 주총 전에도 기업결합 승인이 나지 않으면 임시 주총은 연기될 가능성이 크다.
티웨이항공은 LCC 경쟁 심화와 유럽 장거리 노선 확대 비용 증가 영향 등으로 수익성이 나빠지고 있다. 증권가에선 티웨이항공의 1분기 매출은 4285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와 비슷한 수준에 머물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06억원으로 60%가량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보통 1분기는 일본과 동남아시아 등 단거리 노선의 성수기다. 그러나 제주항공(089590)과 에어부산의 항공기 사고 여파로 LCC 기피 현상이 나타나면서 승객 유치를 위한 운임 인하 경쟁이 격해졌다. 대한항공으로부터 유럽 노선을 넘겨 받아 장거리 노선 운영 비용이 늘고 원화 약세로 비용 부담이 커진 것도 수익성을 떨어뜨렸다.
티웨이항공 이사회 참여를 추진하는 소액주주들의 요구도 앞으로 대명소노가 풀어나가야 할 과제로 꼽힌다. 일부 소액주주는 대명소노가 티웨이항공 경영권 인수를 추진하며 밝힌 유상증자 계획에 반대하고 있다. 티웨이항공 소액주주들은 주주행동 플랫폼 액트를 통해 지난 10일까지 임시 주총 주주 제안을 위한 위임장 결집 활동을 벌였으나, 최종 결집 지분율은 2.98%로 주주 제안 요건인 3%에 못 미쳤다. 소액주주연대는 감사위원 선임 등을 위한 활동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서 회장은 티웨이항공 경영권 인수 완료 후 미주 장거리 노선 위주 항공사 에어프레미아와 합병시켜 새 항공사를 출범시킬 구상도 갖고 있다. 대명소노는 오는 6월 에어프레미아 지분을 추가 인수해 경영권 확보에 뛰어들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