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위사업청은 2006년 개청 이후 방위산업 발전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왔다. 그 결과 K9 자주포를 시작으로 레드백 장갑차, FA-50 고등훈련기 등 다양한 무기를 수출하며, 국가 경제에 기여하고 있다. 또 K-방산의 기술력과 우수성이 세계적으로 인정받으며 하나의 브랜드로 자리매김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분쟁 등 전 세계 안보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면서 전쟁의 양상도 크게 달라지고 있다. 이제 전쟁은 단순히 땅과 바다에서만 벌어지는 것이 아니다. 하늘과 우주, 사이버 공간까지 연결된 다영역 작전(MDO·Multi-Domain Operations) 개념이 핵심으로 떠 오르고 있으며, 육·해·공군이 하나의 체계로 움직일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미국의 경우 2018년부터 합동 전 영역 지휘통제체계(JADC2·Joint All-Domain Command and Control) 개발을 시작했고, NATO도 다영역 작전을 위한 유사한 지휘통제체계를 발전시키고 있다. 우리 군 역시 이에 발맞춰 작년부터 한국군 지휘통제체계(KCCS·Korea Command and Control System) 사업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KCCS는 초연결, 초지능, 초융합이라는 세 가지 핵심 요소를 중심으로 개발되고 있다. 첫째, 초연결은 땅, 바다, 하늘, 우주, 사이버 공간까지 모든 작전 영역을 하나의 네트워크로 실시간 연결하는 것이다. 둘째, 초지능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방대한 정보를 빠르게 분석하고 최적의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기능이다. 셋째, 초융합은 다양한 출처에서 수집된 정보를 하나로 통합하는 기능이다.
KCCS의 핵심요소를 안정적으로 구현하려면 초고속·저지연 통신환경 구축이 필요하다. 전투현장에서 수집된 모든 정보는 즉시 지휘관에게 전달돼야 하며 지휘관의 명령도 신속하게 전투현장으로 전파돼야 승리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에 따라 우리 군은 기존의 지상 중심의 통신환경에서 땅, 바다, 하늘, 우주 등 다계층 통신환경으로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5G 기반 네트워크 및 저궤도 통신위성을 활용한 통신망 구축을 목표로 기술 개발과 신속시범사업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미래 전투현장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변화하는 작전 개념에 맞춰 지휘통제체계를 혁신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KCCS 사업을 통해 우리 군은 초연결·초지능·초융합 기반의 최첨단 지휘통제체계를 구축하고, 전투현장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 나갈 것이다.
첨단 국방과학기술 발전을 위해서는 국가 간 기술협력이 필요하다. 이러한 협력을 통해 기술 개발의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으며, 비용을 분담함으로써 국방 예산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우리 군은 미국, 영국, 호주, 중동국가 등 다양한 국가와 협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미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군사 네트워크 및 인공지능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한·미 협력을 통해 첨단 기술을 빠르게 도입할 수 있다. 영국은 사이버 보안 및 정보 보호 기술에 강점을 가지고 있어 한·영 협력을 통해 더욱 안전한 지휘통제체계를 구축할 수 있다. 호주는 지휘통제 및 통신 기술 혁신에 높은 관심을 갖고 있으며, 지상-위성 다계층 네트워크 구현을 목표로 호주 육군의 차세대 지휘통제체계 사업(LAND4140)을 추진 중이다.
한·호주 기술협력을 통해 우리가 추진하는 다계층 통신환경 구축 및 지휘통제체계 발전이 기대된다. 중동 국가들은 방위산업 육성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고, 우리와 협력을 통해 중동 지역에서의 국방기술 협력을 확대할 수 있다. 이처럼 우리나라와 여러 국가가 각자의 강점을 살려 협력한다면 국방과학기술 발전은 물론, 더욱 강력하고 효율적인 한국군 지휘통제체계(KCCS)를 조기에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