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한화에어로) 대표가 25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가 마무리된 뒤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계획을 밝힌 3조6000억원 규모의 대규모 유상증자가 글로벌 방위산업 기업 도약을 위한 최선의 선택이었음을 재차 강조한 한화에어로는 배당금 향상 등 주주환원에도 힘쓰겠다고 했다.
한화에어로는 이날 오전 경기 성남 성남상공회의소에서 개최한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한 주주는 주총 시작 전 취재진에 “회사채를 발행하지 않고 왜 유상증자를 했는지 모르겠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한화에어로가 대규모 유상증자를 발표한 다음날 주가는 13% 급락했다.
이날 주총에서는 주주들이 해양 방산에 대한 시장 전망과 투자 계획 등을 물었다. 손 대표는 “해군함정 시장이 급격하게 열리는 국면이어서 투자를 통해 성장기회를 포착하겠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또 손 대표는 “유럽연합의 군수품 역내 조달 등 ‘유럽 방산 블록화’를 뛰어넘기 위해 현지 대규모 투자가 절실하다. 해외 입찰을 위해 부채 비율을 관리하면서도 단기간 집행하려면 유상증자가 최적의 방안”이라고 했다.
한화에어로가 부채 비율을 언급한 건 입찰 경쟁력 때문이다. 한상윤 한화에어로 IR팀장(전무)은 이날 주총 후 진행된 브리핑에서 “해외에서 수주할 때 고객이나 협력 파트너가 중요하게 보는 비율 중 하나가 부채 비율”이라며 “(이들은) 무기를 한 번 팔면 30년 동안 문제없이 유지·보수해줄 수 있는 회사를 원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한화에어로의 부채 비율은 280%였고, 유상증자 없이 차입을 늘리면 3년간 부채 비율이 100%포인트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한 전무는 “영미권이나 유럽 회사는 자본 축적 기간이 길지만, 한화에어로는 단기간에 성장해 부채 비율이 높다. 차입으로 조달하는 것은 오히려 사업 기회를 줄일 수 있는 부분이라 판단했다”고 말했다.
한화에어로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세 아들이 지분 100%를 보유한 회사로부터 한화오션(042660) 지분을 1조3000억원에 사 온 뒤 대규모 유상증자를 발표하자, 개인 투자자들은 여유 자금을 총수 지배력 강화에 쓰고 신규 투자금은 일반 주주 돈으로 해결하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한 전무는 “3년전 한화에어로가 한화오션 지분을 인수한 뒤 한화에어로 주가도 오르고 한화오션도 상승했다. (한화오션) 지분이 늘면 수혜를 입는 회사는 한화에어로다. 시장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