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력망 특별법, 해상풍력 특별법 등 에너지 관련 법안이 국회 상임위를 통과하면서 전력 설비·시공 분야에서 수직 계열 구조를 갖춘 LS(006260)그룹의 수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법안은 전력 생산과 송전망 확대를 골자로 하는데, LS그룹은 이 과정에 필요한 전력기기, 전력케이블, 해저케이블 시공 등 다양한 사업을 함께 영위하고 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지난 19일 전체회의를 열어 전력망특별법, 해상풍력특별법을 포함한 에너지 3법을 여야 합의로 통과시켰다. 이들 법안은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쳐 이달 말 임시국회에서 본회의 표결을 거칠 예정이다. 여야 합의로 산업위 문턱을 넘어선 만큼 본회의 통과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강원도 동해항 송정산업단지에 위치한 LS전선 해저케이블공장 전경. 공장에서 만들어진 수천㎞의 케이블이 둥글게 말려 보관된다. / LS전선 제공

전력망 특별법은 그간 한국전력(015760) 주도로 투자된 송전선로 확충 사업의 콘트롤타워를 정부가 맡고, 관련 인허가 절차도 간소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그간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되던 전력망 건설 지연 문제를 해소하는 것이 목적이다. 해상풍력 특별법은 해상풍력 사업에서 환경영향평가를 생략하는 등 인허가 절차를 간소화하고, 정부가 해상풍력 발전의 입지를 직접 계획하는 규정이 담겼다. 정부는 오는 2030년까지 국내 해상풍력 설치량을 현재의 0.2기가와트(GW)에서 14.3GW로 매년 2GW 이상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법안이 통과되면 전력기기부터 케이블, 시공까지 이어지는 수직 계열 구조를 갖춘 LS그룹에 우호적인 영업 환경이 펼쳐질 전망이다. LS일렉트릭(LS ELECTRIC(010120))은 발전원에서 만들어진 전력을 기업, 가정 등 수용처까지 안전하게 공급하는 데 필요한 각종 송·배전 기기를 생산한다. 회사는 최근 북미 등에서 초고압 변압기 수요가 급증하며 수출 비중이 늘어나고 있지만, 여전히 내수가 전체 매출의 약 60%를 차지한다. 특히 국내 배전기기 시장에서는 60~70%의 점유율로 1위 사업자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LS전선과 LS마린솔루션(060370) 역시 국내 일감이 늘어나며 수혜가 예상된다. LS전선은 초고압부터 저압까지 다양한 종류의 전력케이블과 해상풍력 발전에 필수적인 해저케이블을 만들고 있다. LS마린솔루션은 해저케이블 건설·유지보수를 주력으로 하며, 지난해 지중 케이블 공사 전문 업체 LS빌드윈을 자회사로 편입해 해저·지중 시공 역량을 모두 갖췄다.

LS마린솔루션의 해저케이블 포설선(케이블을 싣고 해저에 설치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된 선박) GL2030. / LS전선 제공

두 회사는 컨소시엄을 이뤄 국내 여러 해상풍력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지난 2023년 9월 국내 최대 해상풍력 프로젝트인 안마해상풍력 사업(532㎿ 규모) 해저케이블 부문 우선협상대상자로, 지난해 11월에는 태안해상풍력 사업(500㎿ 규모)에서도 우선협상대상자로 각각 선정됐다. 구본규 LS전선 대표는 지난해 11월부터 LS마린솔루션의 대표를 겸직하며 두 회사의 시너지를 키우고 있다.

전력 분야 자회사들의 약진에 힘입어 지주사 LS는 지난해 전년 대비 각각 12.5%, 19.4% 늘어난 매출 27조5454억원, 영업이익 1조742억원을 기록했다 연간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건영 KB증권 연구원은 “LS는 주요 자회사들의 성장에 힘입어 시간이 지날수록 순자산가치(NAV ·Net Asset Value)의 상승이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