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로템(064350)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한화에어로)가 경쟁하는 다목적 무인차량 수주전의 승자가 조만간 가려진다. 다목적 무인차량은 수색, 정찰, 물자 후송 등에 사용돼 미래 전장(戰場·전투가 벌어지는 장소)에서 주요 전력이 될 것으로 평가받는다.
21일 군 당국과 방산업계에 따르면 방위사업청(방사청)은 육군본부 시험평가단 주관으로 현대로템의 다목적 무인차량 HR-셰르파와 한화에어로의 아리온스멧(Arion-SMET)에 관한 시험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이 평가는 육군과 해병대가 운용할 무인 수색 차량을 최종 결정하기 위한 과정으로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무인 무기체계는 방위산업의 차세대 블루오션(경쟁이 치열하지 않은 시장)으로 꼽힌다. 전 세계 주요 방산업체가 인공지능(AI·Artificial Intelligence)을 탑재한 무기체계 개발에 속도를 내는 상황에서, 이번 다목적 무인차량 사업은 지상군이 무인차량을 처음으로 전력화하는 사업이란 의미가 있다.
현대로템이 이번 사업의 시험 평가에 납품한 차량은 4세대 HR-셰르파다. 6년 넘게 연구해 온 결과물로, 현대차(005380)그룹의 기술이 담겼다. 전기구동 기반 6륜 독립 구동 바퀴를 갖췄고, 바퀴 하나가 파괴돼도 계속 주행이 가능하다.
HR-셰르파는 원격주행 기능을 비롯해 차량 앞 병사를 자동으로 따라가는 종속주행도 가능하다. AI 카메라가 장착돼 적을 자동으로 따라가며 조준한다.
현대로템은 지난 2020년 방사청의 다목적 무인차량 신속시범획득 사업을 수주하며 2대를 납품했다. 최신 제품은 성능이 개량돼 최고 속도는 50㎞ 이상이다. 최대 운용 시간도 기존 12시간에서 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HR-셰르파는 무인차량 플랫폼이어서 다양한 개량이 가능하다. 현대로템이 소방청과 공동 개발 중인 무인 소방로봇도 군용 HR-셰르파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한화에어로의 아리온스멧은 6개의 바퀴가 달렸고, 전기 충전식이다. 완충 시 100㎞ 이상 주행할 수 있다. 최고속도는 포장도로는 시속 43㎞, 비포장도로는 시속 34㎞로 알려졌다. 기관총과 소총을 원격으로 운용할 수 있고 총성을 감지해 스스로 화기를 돌려 공격할 수 있는 근접 전투 지원 능력을 갖췄다. 아리온스멧은 2022년 캠프 험프리스에서 주한 미군을 대상으로 장비 시연을 거쳤고, 하와이 해병대 훈련장에서 성능시험을 마쳤다.
한화에어로는 유럽 무인차량 기업인 밀렘 로보틱스와 공동으로 무인차량 기술을 개발하기로 했다. 한화에어로 관계자는 “현대 전투 환경에 대응할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방사청은 시험평가가 끝나면 최종 검토를 거쳐 4월 말쯤 도입 기종을 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