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373220)은 업계와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책 변화에 대해선 다양한 시나리오를 세워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날 진행한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미국의 보호무역 기조가 심화하면서, 북미 배터리 시장에 선제적으로 진입한 효과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현재 전기차 배터리 업체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45X 조항에 따라 미국에서 생산해 판매하는 셀에 ㎾h(킬로와트시)당 35달러, 모듈(팩)에 ㎾h당 10달러의 세액공제 혜택을 받고 있다. 전기차는 IRA 30D 조항에 따라 생산자가 아닌 소비자가 전기차를 구매할 때 최대 7500달러의 세액공제 혜택을 받고 있다.
회사는 “IRA 정책 가운데 30D 조항의 폐지 가능성은 높아 보이고, 45X는 변동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 않는다”라고 내다봤다.
또 관세에 대해선 “보편 관세보다는 통상 압박이 필요한 특정 국가만을 대상으로 할 것으로 보인다”며 “단기적으로는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미래 방향성은 변화 없을 것으로 판단한다. 즉각적, 능동적인 대응체계를 통해 생산능력(CAPA) 가동을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1분기 매출 규모는 지난해 4분기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했다. 수익성은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단기 수익성에 대해서는 “메탈(금속) 가격 하락이 배터리 판가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줄어들었고, 높은 환율도 도움이 되고 있다. 이러한 환율 상황을 레버리지(지렛대)로 삼아 수익성을 유의미하게 개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간 업계 전망에 대해선 “1분기를 저점으로 물량 회복이 점진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본다. 완성차 업체들의 신규 전기차 출시 계획이 차례대로 예정돼 있고, 스텔란티스와 혼다 합작법인 등 신규 프로젝트들이 북미에서 시작될 예정”이라며 “완성차 업체들의 현지화 요구가 높아지고 있어, 선제적으로 북미에 진출한 것이 회사에 좋은 기회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올해 CAPEX(설비투자) 규모를 지난해(13조원) 대비 3조원가량 축소할 계획이다. 투자 자금 조달 방안에 대해선 “영업활동을 통해 창출되는 내부 재원으로 우선 충당하되, 필요시 차입 등 외부 조달도 계획돼 있다. 올해는 작년과 유사한 규모의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한 자금 조달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에너지저장 장치(ESS) 사업에는 속도를 낸다는 구상이다. 회사는 “북미 현지 수요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자 당초 2026년도로 계획했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탑재 ESS의 현지 생산을 올해 상반기로 앞당겨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새로운 지역에서의 신규 증설보다 이미 구축돼 있는 생산시설을 활용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는 판단하에, 우선 GM 합작법인(JV) 3기 매입을 현지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방편 중에 하나로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각형 배터리 생산 계획에 대해선 “공동 개발사인 GM과 최적의 설루션을 정하고 있다. 현 시점에서 구체적인 양산 시점을 밝히기는 어렵다“며 ”당사는 파우치형 배터리에서 다양한 기술을 보유했고, 이를 기반으로 각형에서도 충분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4분기 매출 6조4512억원, 영업손실 2255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2023년 4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19.4% 줄어들고, 적자 전환했다. 분기 적자를 기록한 것은 2021년 3분기 이후 3년여 만이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에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3773억원이 포함됐다. 이를 제외한 2024년 4분기 영업손실은 6028억원, 영업이익률은 -9.3%다.
2024년 전체를 기준으로 매출은 25조6196억원, 영업이익 5754억원이다. 전년 대비 매출은 24.1%, 영업이익은 73.4%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