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현지 시각) 세계 최대 IT 전시 행사인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25′가 진행된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LVCC) 센트럴홀. 이 곳에 마련된 국내 안마의자 제조사 바디프랜드의 전시관에는 제품을 체험하기 위해 기다리는 관람객들의 길게 줄지어 늘어서 있었다. 로봇 형태로 설계된 바디프랜드의 신제품 ‘733′은 특히 많은 시선이 쏠렸고, 여러 관람객들이 신기한 듯 사진과 동영상을 촬영하기도 했다.
올해 CES에서는 피로 회복에 도움을 주거나, 숙면을 취해 건강을 관리하도록 만드는 기술과 제품에 관심이 집중됐다. 삼성전자(005930), LG전자(066570) 등 IT 대기업들과 함께 센트럴홀에 제법 큰 규모의 전시관을 차린 바디프랜드를 비롯해 여러 국내 중소기업과 스타트업들도 다양한 수면, 휴식 관련 신기술을 선보였다.
바디프랜드의 733은 마사지를 기반으로 신체의 움직임을 확대한 인공지능(AI) 헬스케어 로봇이다. 특히 노약자나 장애인, 부상자 등 안마의자를 쓰기 어려운 사람들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제품이 스스로 일어나 사용자의 승하차를 돕는 게 특징이다. 이 제품은 바디프랜드 자회사 메디컬AI의 의료기기 앱인 ‘하트세이프’와 연동돼 이용자의 심전도를 실시간으로 측정하고 분석하기도 한다.
CES에서 함께 전시된 바디프랜드의 헬스케어로봇인 ‘에덴로보’도 주목을 받았다. 에덴로보는 의자와 침대의 기능을 결합해 앉거나 누워서 안마를 받을 수 있고, 양 다리가 독립적으로 구동된다. 고관절을 마사지하고 전신을 비틀어 스트레칭을 돕는 기능 등이 추가됐다.
국내 스타트업 텐마인즈는 AI 기술을 활용해 코골이를 방지해 숙면을 돕는 베개인 ‘AI 모션필로우’를 선보였다. 베개를 베고 잠이 든 이용자의 호흡과 상태 등을 실시간으로 AI 모션시스템이 측정하고, 베개에 내장된 4개의 공기주머니가 각각 다른 방향으로 천천히 팽창해 머리를 돌려주는 방식으로 구동된다. 이를 통해 이용자는 수면 중 호흡이 원활해져 코를 골지 않고, 숙면을 취할 수 있다.
텐마인즈는 AI 모션필로우를 TV나 가습기, 에어컨 등 실내 가전제품과 연동해 이용자가 수면을 취하면 일정 시간이 지난 후 자동으로 전원이 꺼지도록 만드는 기술도 개발했다. TV와 에어컨 등을 켠 채 잠이 들어 불필요한 전력을 낭비하거나 건강을 해치는 경우를 예방하겠다는 것이다.
장승웅 텐마인즈 대표는 “현재 여러 전자제품 제조사들과 협업을 논의 중”이라며 “올 상반기에 출시할 AI 모션필로우 신제품에 이 기능을 적용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또 다른 국내 수면 기술 스타트업인 에이슬립은 잠이 든 사람의 숨소리를 감지해 수면의 질을 분석하고 수면 무호흡증 등을 예방하는 AI 기술을 보여줬다. 스마트워치 등처럼 신체에 착용하지 않아도 소리만으로도 병원 수면 검사의 94%에 이르는 정확도를 기록했다.
에이슬립은 이번 CES에서 의료기기·안마의자 제조사인 세라젬과 파트너십 계약을 맺고 숙면 기술 개발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에이슬립의 AI 수면 측정 솔루션을 세라젬이 만드는 의료기기와 가전제품에 적용하는 게 이번 협약의 핵심 내용이다. 사용자가 세라젬의 제품을 사용하다가 잠에 들면 수면 패턴을 인식하고 온도, 조명 등을 조절해 상황에 따른 맞춤형 숙면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이 밖에 리솔은 미세전류로 뇌를 자극해 숙면에 도움을 주는 헤어밴드인 ‘슬리피솔 라이트’를 선보였다. 수면의 질을 높이는 소리를 나오게 하는 스마트 반지를 전시한 비브헬스, 수면 패턴을 분석해 최상의 수면 환경을 조성하는 침대인 ‘홈 메디케어 베드’ 등을 내놓은 세라젬 등의 전시관에도 관람객들의 발길이 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