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 부자 상위 50명 중 창업 부호(창업으로 부를 쌓은 인물)가 10년 전보다 2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최고 주식 부자 자리는 10년째 삼성가(家)가 차지했는데,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에서 아들인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회장으로 이어졌다.
31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27일 기준 국내 주식 부호 현황을 10년 전(2014년 12월 20일)과 비교해 조사한 결과, 상위 50명 중 창업 부호는 10년 전 5명에서 올해 12명으로 증가했다. 창업 부호의 주 사업 분야도 10년 전 정보기술(IT) 중심에서 엔터테인먼트, 바이오, 2차전지 등으로 다양해졌다.
지난 2014년 말 기준 창업 부호는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당시 7위), 고 김정주 넥슨 창업주(11위), 김범수 카카오(035720) 경영쇄신위원장(12위),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21위), 이해진 NAVER(035420) 글로벌투자책임자(22위) 등으로 IT 및 금융, 건설업에 집중됐었다.
이와 비교해 현시점 창업 부호 명단에는 박순재 알테오젠(196170) 대표(8위), 방시혁 하이브(352820) 이사회 의장(10위), 장병규 크래프톤(259960) 이사회 의장(13위), 서정진 셀트리온(068270) 회장(18위), 이동채 에코프로(086520)그룹 전 회장(20위), 방준혁 넷마블(251270) 이사회 의장(24위), 박진영 JYP Ent.(035900) 대표 프로듀서(40위), 김상헌 DN그룹 회장(41위) 등이 새로 포함됐다.
전체 주식 부호 1위는 삼성그룹 오너일가로 집계됐다. 10년 전에는 이 선대회장이 12조912억원으로 1위였으나, 현재는 이재용 회장이 12조1671억원으로 그 자리를 대신했다.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5조4824억원·3위)과 두 딸인 이부진 호텔신라(008770) 사장(4조9023억원·4위), 이서현 삼성물산(028260) 전략기획담당 사장(4조2336억원·6위) 등 이 회장 외 다른 삼성가 3명도 상위권에 올랐다.
국내 주식 부호 상위 50명의 지분가치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지난 2014년 84조1235억원에서 86조798억원으로 10년간 2.3% 증가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유가증권시장·코스닥 시장 가치는 1311조원에서 2319조원으로 76.9% 커진 것과 비교된다.
리더스인덱스는 “지난 10년 동안 경영권 승계와 상속 과정에서 보유 지분이 분산된 데다, 새롭게 편입된 창업 부호들의 지분가치가 올해 들어 하락한 것이 주된 원인”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