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034730)그룹은 내년에도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수펙스) 의장 체제에서 리밸런싱(구조조정)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작년 말 사촌 동생인 최창원 SK디스커버리(006120) 부회장을 그룹 2인자인 수펙스 의장 자리에 앉히고 대대적으로 사업을 재정비하고 있다.

SK그룹은 5일 ‘2025년 임원인사와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그룹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수펙스는 8개 위원회 조직 구조와 소수 정예 기조를 유지하기로 했다. 지난해 말 인사로 선임된 최창원 의장은 내년까지 조직을 이끌게 된다.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SK그룹 제공

최창원 의장 취임 이후 SK그룹은 사업 우선순위 조정, 조직 슬림화 등을 골자로 하는 리밸런싱을 하고 있다. 지난해 말 219개였던 계열사는 10% 줄이고, 임원 규모도 20% 이상 감축한다는 방침이다. 비핵심 자산 매각 등을 통해 지난해 말 약 84조원에 달했던 순차입금은 지난 3분기 말 70조원대로 줄였다.

최창원 의장은 올해 2월 토요 경영진 회의를 부활시키면서 고강도 쇄신을 예고했다. 수펙스 임원들과 주요 계열사 사장단이 참석하는 전략글로벌위원회 회의는 월 1회 평일에 열렸는데, 지난 2월부터 격주 토요일에 열리고 있다. SK그룹이 토요회의를 연 것은 주 5일제가 도입된 2004년 이후 20년 만이다.

올해 SK그룹 리밸런싱의 핵심은 자산 100조원 규모의 SK이노베이션(096770)과 SK E&S 합병법인 출범이다. 두 회사 간 합병으로 배터리 자회사 SK온은 유동성을 확보하고 석유화학, 액화천연가스(LNG), 전력, 재생에너지 등 전반적인 에너지 포트폴리오를 강화한다는 취지다. SK온은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SKTI)과 합병했고, 내년 2월에는 SK엔텀과 합병도 예정돼 있다.

SK그룹은 리밸런싱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인공지능(AI) 등 미래 성장사업에 투자 재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리밸런싱과 ‘운영개선’(Operation Improvement)을 핵심 축으로 삼고 AI 생태계와 관련된 사업 분야에 대규모 투자를 예고한 상태다. 운영개선은 비용 절감, 생산성 향상 등을 목표로 하는 일련의 경영 활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