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송업계가 높은 디지털 경제 성장률을 보이는 인도네시아 지역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택배업계는 인도네시아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시장 성장세에 발맞춰 수익 개선을 노리고, 저비용항공사(LCC)들은 대한항공(003490)아시아나항공(020560)의 합병 시 나올 인천~발리 운수권 확보를 준비하고 있다.

한진(002320)은 글로벌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설립한 대표사무소를 올해 1월부로 법인으로 전환했다. 한진은 인도네시아 이커머스 시장 규모와 성장률이 동남아 지역에서 가장 높다는 점을 사업 확장의 이유로 꼽았다. 한진 인도네시아 법인은 앞으로 인도네시아에서 미국, 유럽, 중국 등으로 향하는 국제 해상·항공 포워딩(국제 물류주선업) 사업을 담당한다.

지난달 22일(현지시각) 인도네시아 발리 국제공항에서 중국 여행객들이 환영을 받고 있다./연합뉴스

인도네시아의 디지털 경제 규모는 동남아시아 국가 중 1위다. 디지털 경제란 온라인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경제 활동을 의미한다. 구글은 해외 투자사들과 공동으로 발간한 보고서에서 지난해 기준 인도네시아 디지털 경제 규모를 770억달러 수준으로 집계했다. 업계에서는 2025년까지 1240억 달러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는 MZ세대(1980년대~2000년대 출생) 비율이 높은 인도네시아 인구 특성상 전자상거래 이용이 활발하다고 분석한다. 인도네시아 통계청에 따르면 전체 인구 2억7000만명 중 절반가량이 MZ세대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 조사 결과 지난해 인도네시아 이커머스 시장 규모는 383억달러(약 47조원)를 기록했고, 내년에는 483억달러(약 59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항공업계 역시 인도네시아행 노선 확장을 고려하고 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8년에 인천~발리(응우라이 공항)여객은 30만4420명이었고, 2019년에는 39만6645명으로 30% 넘게 증가했다. 인천~자카르타행 여객은 49만명 수준이었다.

K-콘텐츠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인도네시아 젊은이들 사이에서 한국에 대한 인식이 좋은 편이다. 항공사 입장에서는 인바운드(외국에서 국내로 입국하는 여객) 수요까지 확보할 수 있는 매력적인 노선이다. 현재 국내 항공사 가운데 인천~발리 직항 노선을 운항하는 곳은 대한항공뿐이다.

LCC들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합병하면 인천~발리 노선이 풀릴 것으로 보고 이를 확보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제주항공(089590)은 올해 신규 항공기(B737-8)를 도입하는 등 인도네시아 노선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B737-8은 보잉사의 차세대 항공기로, 동급 항공기보다 15% 이상 연료를 절약할 수 있다.

제주항공은 인도네시아 제1공항공사(AP1)와 함께 인천~발리, 인천~바탐 등 신규 노선을 개발하고 운수권을 배분받기 전까지 부정기편을 띄울 계획이다. 또한 AP1이 운영하는 인도네시아 주요 공항 소재 지역 관광 사업도 함께 발굴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