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을 사거리에 두고 있는 북한 장사정포(40㎞ 이상 사거리를 가진 야포와 방사포)에 요격하는 무기체계인 ‘한국형 아이언 돔’이 본격적으로 개발된다.

방위사업청은 28일 서욱 국방부 장관 주재로 제137회 방위사업추진위원회(방추위) 회의를 열고 ‘장사정포 요격체계 사업’을 국내 연구개발 방식으로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장사정포요격체계 사업은 적 장사정포 위협으로부터 국가 중요시설과 군사보안시설을 방호하기 위해 국내 연구개발로 장사정포요격체계를 확보하는 사업이다. 사업기간은 내년부터 2035년까지로, 선행 핵심기술 개발 등을 통해 2년 이상 기간을 단축할 가능성이 있다. 총사업비는 약 2조8900억원으로 추산된다.

지난 5월 11일(현지 시각) 이스라엘 남부 아슈켈론 상공에서 이스라엘군의 방공시스템인 '아이언 돔' 미사일이 가자지구로부터 날아오는 로켓포를 요격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아이언 돔은 여러 장소에 요격미사일 발사대를 설치해 날아오는 장사정포를 돔(둥근 지붕) 형태의 방공망으로 둘러싸 요격하는 무기체계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로켓 공격 등으로부터 이스라엘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미국·이스라엘이 공동으로 개발됐다. 이스라엘은 지난 2007년 2300여억원을 투입해 4년 만인 2011년 아이언 돔 개발을 완료했다.

아이언 돔 1개 포대는 ▲요격미사일 20발을 발사할 수 있는 발사차량 3대 ▲타미르 요격미사일 ▲탐지거리 150㎞의 레이더 ▲추적시스템 등으로 구성된다. 요격 가능 범위는 4∼70㎞, 요격 고도는 10㎞에 이른다. 1개 포대 운용 비용은 약 600억원으로, 요격용 미사일인 타미르 가격은 1발에 5000만원이 넘는다.

앞서 국방부는 지난해 8월 ’2021∼2025년 국방중기계획'에 따라 수도권을 위협하는 북한 장사정포를 막기 위한 요격체계를 개발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판 아이언 돔’으로 불리는 장사정포 요격체계는 여러 장소에 유도탄 발사대를 설치해 돔(둥근 지붕) 형태의 방공망으로 둘러싸 날아오는 장사정 포탄을 요격하는 개념이다. 이스라엘의 ‘아이언 돔’과 같은 방식의 무기체계다.

우리 군이 이스라엘의 아이언 돔 도입을 아예 고려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2010년 연평도 도발 직후 군은 아이언 돔을 구매해 북한 장사정 포탄을 요격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수도권에 대한 동시다발적인 장사정포 공격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 대신 한반도 상황에 적합한 ‘한국형 아이언 돔’ 개발을 결정했다. 군사분계선(MDL) 인근에는 북한의 170㎜ 자주포, 240㎜ 방사포 등 시간당 최대 3000발을 쏠 수 있는 장사정포 300여문이 배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 남부 아슈켈론 상공에서 지난 5월 12일(현지 시각) 아이언 돔 미사일이 팔레스타인 자치 지역인 가자지구에서 날아온 로켓포를 요격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또 방추위는 ‘수직 이·착륙형 정찰용 무인항공기’ 사업도 국내 연구개발로 확보하기로 했다. 산악지형이 많아 활주로가 제한되는 한반도 지형에서 효율적인 공중 감시정찰이 가능하도록 수직 이착륙 능력을 보유한 무인항공기를 확보하는 사업이다. 내년부터 2033년까지 총사업비 1조2800억원이 투입된다.

방사청은 “이 사업을 통해 군 구조 개편으로 작전지역이 확대되는 사(여)단의 전·평시 핵심표적에 대한 감시정찰 능력이 강화되고, 국내 드론 산업의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공군의 F-35A 성능개량 사업은 미국의 대외군사판매(FMS) 방식으로 추진한다. 최신 기술을 지속해서 적용해 진화적으로 성능을 향상토록 하고, 후속 군수지원을 보장하도록 했다. F-35A 의 암호·보안 기능 강화, 데이터 처리능력, 위협 대응 능력이 강화돼 연합작전 수행 능력과 무장 운용 능력이 확대될 전망이다. 내년부터 2030년까지 총사업비 3700억원이 투입된다.

이외에도 육군이 운용 중인 노후 치누쿠(CH-47D) 헬기를 대체하는 대형기동헬기는 2022년부터 2032년까지 1조3100억원을 투입해 국외 구매로 확보하기로 했다. 또 ‘함정용전자전장비-Ⅱ 사업’과 ‘연합해상전술데이터링크 성능개량(Link-22) 사업’ 사업추진기본전략과 한국형 자주도하장비를 기술협력생산으로 확보하는 ‘자주도하장비 사업’의 기술협력생산계획을 각각 심의·의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