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국내 전기차 시장의 희비가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국산 전기차는 전년 동기 대비 판매량이 두 자릿수의 증가율을 기록한 반면 수입 전기차는 소폭 감소한 것이다. 그러나 최근 미국 테슬라가 신차를 선보인 데다, 중국 전기차 제조사인 BYD의 신차도 출시를 앞두고 있어 2분기부터 판도가 바뀔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7일 자동차 시장 조사업체인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신규 등록된 전기차는 총 3만3482대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2만5550대보다 31% 늘어난 수치다. 월별로는 1월 2378대, 2월 1만3247대, 3월 1만7857대로 매달 증가 추세를 보였다.

최근 5년 간 1분기 전기차 판매량이 3만대를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월에 전기차 보조금 지급 규모를 확정했던 예년과 달리 올해는 정부가 한 달 먼저 보조금 지급을 결정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또 현대차(005380)기아(000270)가 할인 판매와 가성비에 중점을 둔 모델을 출시한 점도 판매량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기아의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EV3 모습. /김지환 기자

국내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린 전기차는 기아의 EV3였다. EV3는 지난달에만 3032대가 팔리는 등 1분기에 총 5718대가 판매됐다. 2위는 현대차 아이오닉5로 2667대를 기록했다. 현대차의 캐스퍼 일렉트릭이 2432대, 기아 EV6가 2335대로 뒤를 이었다.

기아의 1분기 전기차 총 판매량은 1만18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87.9% 늘었고, 현대차는 1만1359대로 64.5% 증가했다.

반면 올해 1분기 판매된 수입 전기차는 1만50대로 전년(1만237대) 대비 1.8% 줄었다. 1위는 2453대를 판매한 테슬라 모델 3였다. 테슬라 모델 Y가 2229대를 기록하며 2위에 이름을 올렸다. 뒤이어 폭스바겐의 ID.4가 782대, 아우디의 Q4 e트론이 580대, 볼보의 EX30이 540대를 기록했다.

완성차 업계에서는 현대차·기아가 올 1분기에는 점유율을 70% 이상 끌어올렸지만, 2분기부터는 상황이 달라질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보조금이 145만원으로 확정된 BYD의 아토3가 조만간 인도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BYD의 첫 번째 국내 출시 모델인 아토3는 사전계약 물량만 2500여대를 기록했다. 다음 모델인 씰도 사전 계약을 시작했다.

테슬라가 이달 글로벌 시장에서 출시한 모델Y의 부분변경모델 주니퍼. /테슬라 X 계정 캡처

최근 테슬라도 국내에서 모델Y의 부분 변경 모델인 주니퍼를 출시했다. 주목할 점은 기존 모델Y보다 가격이 낮게 책정됐다. 테슬라는 후륜구동 모델의 판매가격을 5299만원, 사륜구동인 롱레인지는 6314만원으로 책정했다. 지난 2021년 2월 국내 출시된 모델Y 후륜구동의 가격(5999만원)보다 약 700만원 싼 수준으로, 국가와 지자체 보조금을 고려하면 4000만원대 후반에 살 수 있다. 신형 모델 Y의 국고보조금은 후륜구동 188만원, 롱레인지 207만원이다.

이 밖에 BMW도 이날 자사 전기차 중 전 세계에서 가장 잘 팔렸던 i4를 국내에서 공식 출시했다.

국내 업체들도 신차를 출시하며 점유율을 계속 높일 계획이다. 기아는 EV4를, 현대차가 아이오닉9를 선보인다. 아이오닉6의 부분변경 모델과 기아 최초의 목적기반모빌리티(PBV·Purpose Built Vehicle) 모델 PV5도 올해 안에 출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