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1위 타이어 업체 미쉐린이 한국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국은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161390)(한국타이어)·금호타이어(073240)·넥센타이어(002350) 등 국내 타이어 3사가 약 80~90%를 장악하고 있지만, 미쉐린은 18인치 이상 고인치 타이어 등 프리미엄 제품을 강화하는 데 한국을 중요한 지역으로 보고 있다.

국내 교체용(RE) 및 신차용(OE) 타이어 시장에서 한국·금호·넥센타이어 3개사는 압도적인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업체별로는 한국타이어가 30% 중후반대, 금호타이어가 20% 후반대, 넥센타이어가 20% 초반대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미쉐린 타이어가 장착된 테슬라 모델 Y. /미쉐린 유튜브 캡처

미쉐린을 비롯한 수입 타이어 업체는 10~20% 정도의 점유율을 나눠 갖는다. 선두는 미쉐린으로 점유율은 10% 미만이다. 콘티넨탈, 피렐리, 브리지스톤 등은 한 자릿수 점유율을 기록 중이다. 글로벌 타이어 시장 내 브랜드 입지(2024년 기준 미쉐린 1위, 브리지스톤 2위, 콘티넨탈 4위)와는 대조적이다.

국내 타이어 3사가 과점하는 시장 구조는 수입 브랜드에 불리할 수밖에 없지만, 미쉐린은 한국 시장에 꾸준히 공을 들여왔다. 일반적인 타이어 외에 고인치, 스포츠, 친환경 등 고부가가치 타이어에 힘을 주는 본사의 전략적인 측면에서 한국 시장이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한국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시장 규모는 크지 않지만, 프리미엄 제품의 수익성을 뒷받침하는 핵심 국가로 꼽힌다. 일본, 동남아 주요 시장과 비교할 때 한국은 프리미엄 제품이 장착되는 고성능 차, 스포츠유틸리티차(SUV·Sport Utility Vehicle) 수요가 높다는 게 미쉐린 측 설명이다. 일본, 태국, 베트남 등은 소형차나 바이크 비중이 높다. 이 때문에 미쉐린 경영진은 한국을 방문하면 시장 조사 차원에서 대형 SUV, 슈퍼카 등이 많은 강남 일대와 주요 백화점 주차장을 찾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 자동차전용부두. /뉴스1

고인치 타이어는 일반 타이어보다 판매 가격이 20~30% 비싸 수익성이 좋은 편이다. 지난해 시장조사업체 컨슈머인사이트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교체용 타이어 시장에서 18인치 이상 고인치 타이어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54%를 차지했다.

고인치 타이어가 많이 쓰이는 SUV는 국내 시장의 대세 차량이 됐다. 지난해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국산 차 5종 중 4종은 레저용차량(RV)을 포함한 SUV였다. 세단의 지위가 견고하던 수입차 시장에서도 지난해 SUV(12만7754대)가 세단(12만6881대) 판매량을 처음 추월했다.

미쉐린은 프리미엄 제품을 기반으로 국내 사업 영역을 계속 넓혀 간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국내 최대 모터스포츠 대회인 오네 슈퍼레이스에 공식 타이어 공급사로 처음 참가했고, 올해 초에는 국내 가맹사업을 본격화했다. 해외에서 타이어플러스(+)로 불리는 타이어 및 자동차 경정비 서비스 네트워크 타이어모어를 출범하고, 전국에서 약 30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향후 유튜브 등 국내 온라인 마케팅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