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앤컴퍼니(000240)그룹이 올해 초 인수를 완료한 자동차 공조(空調) 부품 업체 한온시스템(018880)과 화학적 결합을 추진하면서 재무 건전성 확보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 설비 투자 등 여파로 한온시스템 실적 악화, 재무 부담이 심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앤컴퍼니는 최근 한온시스템과 조직 융합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달 초부터 한온시스템 서울사무소 임직원 150여명은 판교에 있는 한국앤컴퍼니 본사 사옥으로 출근하고, 구성원들 간 교류를 활성화하기 위한 여러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두 회사는 조직문화를 시작으로 인사, 전략, 재무 등 여러 인프라를 결합한다는 방침이지만, 가장 큰 고민은 재무 관리다. 내부에선 한온시스템의 재무 리스크(위험 요인)가 예상보다 크다고 판단하는 분위기다. 주력 사업인 한국타이어는 10%대의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한온시스템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52.6% 감소한 1343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4분기에는 적자로 돌아섰다. 작년 당기순이익은 적자 전환해 3344억원 순손실을 기록했다. 구조조정, 전기차 업황 부진, 설비 투자, 연구개발(R&D) 비용 부담이 맞물린 결과다.
수년간 한온시스템은 히트펌프, 전동 공기압축기(e-컴프레셔) 등 전기차 핵심 부품 생산을 위한 투자를 늘려왔지만, 캐즘 영향으로 공장 가동률은 아직 낮은 수준에 머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온시스템은 미국 조지아주, 테네시주에 각각 4000만달러(약 572억원), 1억7000만달러(약 2433억원)를 들여 새 공장을 짓고 있다. 캐나다 온타리오주에서도 올해 상반기 가동을 목표로 북미 첫 e컴프레셔 공장을 구축하고 있다. 투자 규모는 1억5500만캐나다달러(약 1557억원)다. 투자 비용 증가로 2019년 6%였던 영업이익률은 지난 2023년 2%대, 작년에는 1%대(1.3%)로 떨어졌다.
한온시스템은 작년 12월 한국앤컴퍼니로부터 유상증자 대금 약 6000억원을 받았지만, 재무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상증자로 자본이 늘면서 차입금 의존도, 부채비율은 개선됐지만 순차입금 규모는 2023년 말 3조3553억원에서 지난해 말 3조 2113억원으로 소폭 감소하는 데 그쳤다.
한온시스템은 올해 환율, 비용 절감, 운영 효율성 제고로 작년보다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1월 고객사 대응 강화를 위해 실시한 완성차 브랜드 중심의 조직 개편이 하반기부터 실제 성과로 이어지는 한편, 두 회사 간 시너지를 통해 2~3년 내에는 안정적인 재무 구조를 달성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