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학에 재학 중인 외국인 유학생 10명 중 9명은 한국에서 취업을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중소기업중앙회가 국내 대학에 재학 중인 외국인 유학생 8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외국인 유학생 졸업 후 진로 의견 조사’ 결과를 보면, 유학생의 86.5%는 졸업 후 한국에서 취업을 희망하고 있다고 답했다.

특히 전문 학사 과정 유학생의 90.8%가 높은 취업 의지를 보였다.

사진은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학교 명륜당에서 열린 2025년 신방례 행사에서 유생 복장을 한 외국인 유학생이 미소 짓는 모습. /뉴스1

권역별로는 비수도권(87.2%)이 수도권(85.3%)보다 국내 취업 의향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에서 취업하고 싶은 이유로는 ▲한국에 계속 살기 위해서(35.2%), ▲본국 대비 높은 연봉 수준(27.7%), ▲관심 있는 분야에서 일하고 싶어서(25.6%) 등으로 나타났다.

취업 희망자 중 63.6%는 3년 이상 근무하길 원했다.

국내 외국인 유학생이 졸업 후 고용계약에 따라 취업 활동을 하려면 특정 활동(E-7) 비자를 부여받아야 한다. 하지만 E-7 비자 취득이 어렵다고 응답한 비율은 전체의 66.7%에 달했다. E-7 비자로 채용하는 기업이 적어서(40%), E-7 비자의 직종이 제한적이어서(21.4%), E-7 비자를 제공하는 기업의 정보가 부족해서(19.6%) 등이 주된 이유로 꼽혔다.

현 제도상 비전문 취업(E-9) 비자는 유학(D-2), 구직(D-10) 비자에서 전환 허용이 불가하나 허용될 경우 취득 의사가 있다고 답한 유학생 비율이 전체 58.8%에 달했다. 이를 통해 중소기업 생산직 등 현장에서 일하고 싶다는 것이다. 전문 학사 유학생은 67.2%가 E-9 비자 취득을 희망했다.

E-9 비자 취득 의사가 없는 응답자는 그 이유로 ▲배운 지식을 활용 못 할 것 같아서(43.5%), ▲급여가 낮아서(20.7%), ▲열악한 업무 환경 때문에(복지, 노동강도 등)(15.8%) 등을 들었다.

이명로 중소기업중앙회 인력정책본부장은 “많은 외국인 유학생들이 한국 취업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E-7 비자 취득의 어려움으로 인해 실질적인 취업 기회는 제한적이다”면서 “중소기업이 인력난 해소를 위해 한국어 능력을 갖춘 유학생을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비전문취업(E-9) 비자 전환 허용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외국인 유학생의 비전문 분야 취업(E-9)을 허용하는 ‘외국인근로자의 고용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 2024년 11월 발의돼 국회 계류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