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가 불편 없이 사용할 수 있는 배리어프리(Barrier-Free) 키오스크 도입이 의무화된 업장이 늘어났다. 그러나 정부가 설치 지원금을 지급하는 기종은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의 한 프랜차이즈 음식점에 설치된 배리어프리 키오스크. 왼쪽부터 두번째, 네번째 키오스크가 배리어프리 제품이다. /현정민 기자

◇올해부터 100인 미만 사업장 베리어프리 키오스크 의무 도입

중소벤처기업부는 ‘2025년 스마트상점 기술보급사업’에 참여할 상점을 21일까지 모집했다. 스마트상점 기술보급사업은 키오스크, 서빙 로봇 등 스마트 기술을 도입하려는 소상공인에게 지원금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으로, 중기부 산하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소진공)이 주관한다. 사업에 선정된 상점은 기술 도입 비용의 70% 이상, 최대 500만 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

특히 올해부터 장애인차별금지법 개정 시행에 따라, 면적 50㎡ 이상이면서 100인 미만 사업장은 배리어프리 키오스크를 의무적으로 도입해야 한다. 이에 따라 관련 기기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2025년 소진공이 지원금을 지급하는 배리어프리 키오스크 기종은 총 6종으로, 전년 대비 약 30% 감소했다.

그래픽=손민균

소진공 스마트상점에 따르면, 지난해 지원 대상이었던 배리어프리 기기는 총 9종으로, 7개 업체가 제작에 참여했다. 당시 지원 품목에는 100만 원대부터 800만 원대 제품이 포함되었으며, 스탠드형 키오스크 기준 최저가는 253만 원이었다. 자영업자가 부담해야 하는 금액은 지원금(70%)을 적용하면 약 75만 원 수준이었다.

반면 올해 지원 대상 기기는 6종으로 줄었고, 제작 참여 업체도 3개로 감소했다. 가장 저렴한 제품의 가격이 340만 원으로 상승하면서, 자영업자의 부담 금액도 약 100만 원으로 증가했다. 이는 작년 대비 약 33% 증가한 수치다.

또한, 지원 품목에서 테이블형 키오스크가 제외된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지난해에는 지원 품목 9종에 테이블형 키오스크가 포함돼 있어, 100만 원 상당의 제품에 대해 70%의 지원금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테이블형 키오스크가 단독 지원 대상에서 제외되고, 스탠드형 키오스크가 포함된 700만 원 상당의 패키지 상품을 도입해야만 지원금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테이블형 키오스크는 주로 소규모 업장에서 사용되므로, 영세 자영업자들의 부담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자영업자들 “지원금 만으로는 부족”...정부 지원품목 한정적

소상공인들은 이번 조치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서울 송파구에서 6년째 한식 주점을 운영 중인 김모(33) 씨는 “경기 상황도 좋지 않은데 키오스크 교체 비용이 부담된다. 업체 선정부터 도입까지 인건비도 들어가는데, 기기값의 70%만 지원해 주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토로했다.

서울 중구에서 5년째 개인 카페를 운영 중인 이모(57)씨도 “3년 전에 키오스크를 들여서 아직 할부 기간이 끝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갑자기 교체하라고 하니 당황스럽다. 차라리 키오스크를 없애는 게 나을 것 같다”며 불만을 표했다.

류필선 소상공인연합회 전문위원은 “스마트상점 기술보급사업 예산이 지난해 344억 원에서 올해 325억 원으로 줄었다. 이 상황에서 충분한 지원이 이뤄질 수 있을지 의문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스탠드형 키오스크뿐만 아니라 무인 출입장치 등 다양한 기기가 필요한데, 정부 지원 품목이 너무 한정적”이라고 지적했다.

소진공은 지원 품목이 줄어든 이유에 대해 “제품 선정 기준을 강화했기 때문”이라는 입장이다. 소진공 관계자는 “올해부터 기술 경쟁력, 가격 적정성, 사업 관리 역량 등 8가지 기준을 더욱 엄격히 적용해 지원 기기를 선정했다”며 “양질의 제품을 선별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지원 기종이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테이블형 키오스크 지원 계획에 대해서는 “현재로서는 알 수 없으며, 추후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

불만이 확대되자 정부는 상반기 내로 배리어프리 키오스크 도입 부담을 완화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겸 경제부총리는 지난 13일 중소벤처기업부 등 관계부처와 함께 열린 민생경제점검회의에서 “관련 법령 간 정합성을 확보하고, 단말기 설치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자영업자의 부담을 완화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