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과'가 유례없는 60대 킬러의 활약을 예고하며 기대를 모았다.
27일 오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는 영화 ‘파과’(감독 민규동) 제작보고회가 진행됐다. 제작보고회에는 민규동 감독과 배우 이혜영, 김성철이 참석해 이야기를 나눴다.
‘파과’는 바퀴벌레 같은 인간들을 처리하는 조직에서 40여 년간 활동한 레전드 킬러 조각(이혜영 분)과 평생 그를 쫓은 미스터리한 킬러 투우(김성철 분)의 강렬한 대결을 그린 액션 드라마.
‘파과’는 지난달 제75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 공식 초청됐으며 브뤼셀 판타스틱 영화제의 러브콜을 받기도 했다. 민규동 감독은 "한국에서 보여주기 전에 월드 프리미어로 깊이있는 시선을 볼 수 있는 영화제에서 상영해서 기분 좋고 영광이었다. 보신 분들이 여러 평들 주셨다. 잔혹하지만 서정적이다, 폭력적이지만 아름답다, 이런 평가나 강렬한 액션영화지만 깊이 있는 인생 서사 다루고 감정이 무기인것 같다는 평 들었을때 의도를 잘 봐주신것 같아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혜영은 "민규동 감독님 만나서 이런 도전 해볼수있어서 영광이었고 본사람들이 다 좋게 봤다. 민규동 감독님 영화가 보통 생각하게 하는 영화다. 그런데 액션이라는 장르와 생각하게 하는 그것과 묘한 조화를 이루었던 것 같다. 어쨌든 본사람들은 다 좋다고 얘기했다. 한국 관객들이 어떻게 봐주실까 떨린다"고 전했다.
작중 킬러 조각 역을 맡은 이혜영은 앞서 보톡스를 맞지 않아서 캐스팅 됐다는 발언으로 화제를 모았던 바. 그는 "한국에 정말 제 나이 또래 좋은 배우들 많다. '왜 나를?' 그랬는데 찍으면서 보니까 내가 보톡스러를 맞지 않아서 였던 것 같더라. 그런데 끝났으니 맞으려고 한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조각 캐릭터에 대해 "40여 년 동안 방역생활 하며 전설적인 킬러로 살아왔고 현역으로 일고 있다. 저는 책을 먼저 봤다. 감독님이 책 먼저 보라고 해서 봤는데 '이걸 어떻게 영화로 만든다는거지?' 싶더라. 감독님한테 '액션은 무섭다. 몸이 옛날같지 않아 두렵다'고 했다. 안해도 좋더라. '그래도 파과를 읽은 사람들은 액션에 기대가 많은데요'라고 했더니 '할수도 있고 안할수도 있다'고 했다. 나중에 영화 보니까 ‘계획이 다 있으셨구나’ 싶었다. 현장에서 내내 저한테 주문하는거 여건 모든게 너무 힘들었다. 정말 타이트하고. 다 계획이 있었기 때문이다. 감독님이 계획하고 있었고 저는 시키는대로 했다"고 전했다.
투우 역의 김성철은 "시나리오 보고 원작 소설 병행하며 봤는데 너무 매력있었다. 대본 봤을때 이미 이혜영 선생님께서 하신다는 얘기 들었기때문에 선생님 상상하면서 저도 대입 시키고 같이 읽었다. 제가 상상했던 것보다 현장은 더 힘들었지만 그래도 결과적으로 봤을때는 저희가 추구했던 단순 액션이 아니라 마치 드라마의 끝이 액션인것 같은 게 영화에 잘 녹아있는것 같아서 좋았다"고 첫 느낌을 설명했다.
이어 투우 캐릭터에 대해서는 "느닷없이 나타나 조각을 찾아 헤맸다고 얘기하고. 20년간 어떤 삶 살았는지 모르겠지만 갑자기 킬러가 됐다. 영화 보면 내용이 나올건데 기본적으로 속내를 알수없다. 말하고 행동하는 모든게 왜 저러는걸까. 어떤 의미가 담긴걸까를 영화 내내 미스터리하게 풀기 때문에 그게 매력있는 인물이다. 촬영하면서는 사실 투우 액션 신은 감독님이 다 롱테이크로 가고싶다고 하셨다. 그래서 투우의 첫 등장이 아무래도 강렬해야 하니까 리허설을 2시간 정도 했다. 5번이면 끝나겠다 했는데 17번 갔다"고 고충을 전했다.
이혜영 역시 액션 연기에 대한 어려움을 전했다. 그는 "지금까지 액션영화 너무 많다. 많은 액션영화 봤지만 킬러 역할이 도덕이나 윤리적으로 이런 생각 해볼겨를 없이 지나가지 않냐. 우리 영화는 그런 면에서 굉장히 다르다. 생각하게 만든다. 액션도 ‘나 액션 영화야’ 해서 몸도 만들고 누가 봐도 액션배우처러 하는 액션이 아니었다. 이 몸 그대로 이 표정 그대로 갑자기 나오는 액션을 해야하니까 그런게 힘들었다. 그래서 부상도 많이 입었다. 미리 준비가 돼있지 않으니까 부상도 많았고 무술 감독님이 고생했고 스턴트 없었으면 이런장면 나올수 없었다. 너무 감사하고 편집을 너무 잘했다"고 털어놨다.
민규동 감독은 두 사람을 캐스팅한 이유를 묻자 "이혜영 선배는 어릴때 극장에서 뵀을 때 저한테는 신비로운 존재였다. 이번 영화가 특별히 보기 드문 일물을 소화해야하는 캐릭터라 선배님을 만나보고 싶었다. 고전영화의 아우라를 가진 분이 텍스트를 넘어서는 영화적 인상을 찍어 줄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뵀을때 말로 표현할수 없는 운명적 순간이었다. 실제로 영화 인물 구현해놓은 것처럼 떨림도 있었고 강함도 있고 여전히 궁금하기도 하고 살아온 세월 흔적들이 갖고 있을 에너지와 아우라가 영화속에 녹아들고 관객들에 전달되면 얼마나 좋을까 이런 생각을 첫 만남때 가졌다"고 말했다.
또 김성철에 대해서는 "뮤지컬 무대 위의 퍼포먼스와 에너지, 카리스마가 대단했다. 기립박수할때 조금 더 배우 보고싶어서 고개 내밀던 기억 있다. 투우는 조각과 어울리면서 조각을 불편하게 하고 언제든 물어버릴것 같은 강아지인데 예쁘기도 하고 복합적 이미지가 필요했다. 육체적으로 이 영화는 60대 노인의 몸을 어떻게 쓸지에 대한 연구이기도 하다. 물리적으로 봤을때 말도 안되는 대결처럼 보이면 가짜가 되니까 상대가 될것같은 분위기 풍겨야하니 지나친 남성성보다는 미소년 느낌과 사실은 강력하고 무서운 지점이 필요했는데 김성철 배우 만났을때 다행이다 싶더라. 본인이 액션 하고싶은 시점에 인연 닿아서 본인도 도전하는 역할 배우가 만날때 전 너무 좋고 마음껏 실험할수 있어서 좋았다"며 "티라미수와의 간극이 아직 덜캔 우물, 원석으로서의 가능성을 많이 갖고 있는 것 같다"고 극찬했다.
그는 "유례없는 60대 여성 킬러, 미스터리 추적자가 대결 그리고 둘이 서로 강렬하게 부딪히면서 인생을 뒤흔드는 이야기다. 파과가 낯설지 않나. 낯선 단어로 어떻게 이야기 전달할지 고심하던 차에 저한테 목소리가 들렸다. '전설적인 총잡이가 있는 마을인데 은퇴 앞두고 있을때 손 빠른 젊은 총잡이가 ‘여기 레전드 나와봐. 붙을래’하고 도전하는 이야기다. 단순한 배틀이 아니라 운명 필연 담긴 웨스턴영화일수 있겠구나' 하는 소리가 들려서 괜찮을것 같다고 생각이 들었다. 단순히 액션 넘어서 존재와 소멸, 상처, 상실과 회복 구원 폭력 등 많은 상진 모티브가 녹아들수 있다 싶어서 만들어야겠다. 만들기 쉽지 않았지마 면?? 끈질기게 버텨 끝내 만들어 냈다"고 작품에 대한 진심을 전했다.
이어 캐릭터를 만들기 위한 고민을 묻자 민규동 감독은 "둘의 대조라는게 영화의 중요한 컨셉이다. 조각은 50년에 가까운 고립됐지만 일관된 삶을 살아온 사람이다. 존재 자체가 예술이라 생각했다. 스타일도 있고 고집스러운 철학도 있다. 액션은 미칠듯 효과적이고. 내가 만약에 반역 의뢰한다면 조각한테 맡기겠다는 느낌이 풍기는 사람. 투우는 혈기왕성하고 과시하고, 감정적이고 화려한 인물이지만 던지는 말은 한번에 이해되지 않는 다중적인 의미 띄는 인물이다. 둘을 세워봤을때 투우는 조각을 죽이고 싶은데 사실 조각 없으면 존재의 의미가 없다 생각하는 집착과 광기를 보여준다. 둘 사이에 거울 두면 서로가 아닌 다른 시간대의 자신을 본다는걸 알게 되는 인물 설계 속에서 그 충돌이 묘하고 재밌다는 느낌 느낄수 있게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파과'는 몸이 싸우기도 하는데 마음도 싸운다 몸과 마음이 싸우는 진짜 싸움이다. 싸움의 결과를 봤을때 승자와 패자가 있는게 아니라 인간의 삶을 보게된다 생각한다. 액션의 장르적 편의성 가져갈수 있지만 보지 못한 감정적 여운도 가져가는게 차별점이 아닌가 싶다"고 '파과' 만의 차별점을 짚었다.
특히 이혜영은 베를린 영화제 상영회 당시 분위기를 전하며 "'미키17'(감독 봉준호)보다 재밌다"는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민규동 감독은 '파과'를 통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묻자 "당연히 오락영화로서의 장르성을 가져가면서도 끝났을 때 누군가 얼굴과 뒷모습이 길게 남을수 있는, 극장에 나가면서 하루종일 잊혀지지 않는 그런 영화로 남았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김성철은 "작년 말부터 어려운 시국인데 파과가 위로와 감동의 목소리로 전달됐으면 좋겠단 생각이다. 5월 1일쯤에는 이슈가 없는 때가 됐으면 좋겠다"고 염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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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OSEN 조은정 기자
[OSEN=김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