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국민들의 불편한 심기는 풀리지 않았다. tvN 새 토일드라마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이하 슬전생)’이 2% 아쉬운 출발을 알렸다.

12일 첫 전파를 탄 ‘슬전생’은 수도권 가구 기준 평균 4.4%, 최고 6.2%를, 전국 가구 기준 평균 3.7%, 최고 5.2%를 기록했다. (케이블, IPTV, 위성 통합한 유료플랫폼 기준/ 닐슨코리아 제공) 케이블 및 종편 채널에서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고 자평했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아쉬운 수치다.

그도 그럴 것이 ‘슬전생’의 모태 줄기인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1’과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2’는 각각 6.3%와 10.0%의 시청률로 시작했던 바다. 배우들 이름값으로 보면 압도적인 차이가 나기에 ‘슬의생’ 시리즈와 ‘슬전생’을 단순 비교하긴 어렵다. 하지만 그만큼 마니아 팬층을 확보한 우위에서 시작한 ‘슬전생’으로서는 첫 방송 시청률 3.7%는 어딘가 밋밋하다.

‘슬전생’은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꿈꾸는 레지던트(전공의)들이 입덕부정기를 거쳐 성장해 나가는 과정을 담은 '슬기로운 의사생활' 스핀오프 드라마다. 1회에선 종로 율제병원 산부인과 1년 차 레지던트 오이영(고윤정 분), 표남경(신시아 분), 엄재일(강유석 분), 김사비(한예지 분)의 파란만장한 사회생활 입성기를 담았다.

‘슬의생’ 시리즈의 신원호 감독과 이우정 작가가 이번엔 크리에이터로 참여했고 이민수 감독과 김송희 작가가 메인으로 나섰다. ‘슬의생’이 율제병원 본원을 배경으로 했다면, ‘슬전생’은 종로 율제병원으로 옮겨가 산부인과 레지던트들의 병원 생활을 다룬다. 지난해 상반기 편성이 예정됐지만 현실의 벽에 막혀 1년이나 공개가 미뤄졌다.

전공의 집단 파업 때문이다. 지난해 2월부터 시작된 병원 전공의 집단 파업 사태로 인해 의료 공백이 장기화되면서 해가 바뀐 지금까지도 국민들이 고스란히 불편함을 겪고 있다. 의정 갈등이 오래 지속되면서 병원이 환자를 거부하는 이른 바 ‘응급실 뺑뺑이 이슈’까지 맞물려 의학 드라마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감은 여전한 상황이다.

전공의 파업 현실 속 전공의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드라마 방영이라는 아이러니한 현실이다. 넷플릭스 ‘중증외상센터’는 메디컬 판타지물로 의학 드라마임에도 시청자들의 마음을 훔치는 데 성공했지만 의학 드라마에 대한 대중의 반감 정서가 여전한데도 ‘슬전생’은 용기를 냈다.

앞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신원호 크리에이터는 “저희가 준비한 젊은이들의 예쁜 이야기가, 보시는 분들이 즐겁게 콘텐츠 그대로 보셔야 하는데, 다른 논리로 좀 삐뚤어지게 읽힐까 걱정했다. 물어뜯든, 깨물어보든, 모든 시청의 시선은 보시는 분들의 몫이라. 처분을 기다리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며 아빠 같은 마음을 내비쳤다.

하지만 그의 진심은 아직 안방에 닿지 않았다. 기대에 못 미치는 시청률 성적표는 물론, 화제성으로도 전작들에 비해 미미한 수준이다. 전공의 파업 현실이 ‘슬전생’의 발목을 언제까지 잡고 있을지 안타까움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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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박소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