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삼다수를 필두로 한 생수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울릉도 최초의 먹는 샘물 휘오 울림워터(이하 울림워터)까지 경쟁에 가세하면서 시장 점유율에 변화가 일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출시 첫해에 생수 시장에서 1% 시장 점유율을 울림워터가 가져간다면 삼다수가 그간 쌓아 올린 아성에 균열을 낼 수도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2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울릉도 최초의 먹는 샘물인 울림워터가 출시된 지 100여 일이 지나면서 성과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울림워터는 LG생활건강(051900)의 자회사 코카콜라음료가 제품 생산부터 유통까지 맡고 있다.
이 물은 지표 노출형 용천수라는 원수로 만들어졌다. 울릉도에 내린 비와 눈이 천연기념물 189호인 성인봉 원시림을 거쳐 화산 암반에서 31년간 자연 정화돼 솟아오른 물이다. 이는 제주 삼다수의 이미지가 비슷하다. 제주 삼다수도 마찬가지로 샘에서 솟는 용천수다.
가격 전략도 초창기 삼다수와 비슷하다. 제주 삼다수는 1998년 출시 직후 다른 생수보다 판매 가격을 2배가량 높게 가져갔다. 프리미엄 생수로서 각인시키기 위해서다. 제주 삼다수도 다른 생수들이 400~500원가량 하는 동안 1000원 수준으로 가격을 책정하면서 프리미엄 생수로 자리를 굳혀왔다. 현재는 생수 가격이 비슷해졌지만 한동안 삼다수는 프리미엄 생수 시장을 선도했다.
그런데 이 전략을 울림워터가 다시 쓰는 셈이다. 울림워터의 450㎖ 생수 한 병당 가격은 2000원이다. 출시 전부터 국내 5성급 호텔과 백화점 VIP 라운지에서 시음 행사를 진행한 이유다. 맛 좋은 샘물이라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울림워터는 ‘2025 제9회 먹는 샘물·정수기 물맛 품평회’에서 그랑골드를 획득했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경쟁이 심화하면서 PB 생수를 제외한 브랜드 생수 간 가격엔 큰 차이가 나지 않게 시장이 바뀌었고, 에비앙 등 수입 생수만 프리미엄 생수 시장에 남은 상황”이라며 “울림워터가 국내 프리미엄 생수 시장에 영향을 미칠지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제주 이름을 건 생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제주 한라수가 대표적이다. 제주 한라수는 최근 편의점을 중심으로 유통채널을 넓혀가고 있다. 후발주자 제주 한라수가 청정지역 제주의 이름을 달고 삼다수의 시장 점유율을 가져올 수도 있다는 뜻이다.
제주용암수도 있다. 오리온은 2016년 21억원에 제주용암수를 인수한 이래로 생수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2019년엔 제주시 구좌읍 용암해수산업단지에 4533평 규모의 생산 공장을 준공하며 총 1200억원을 투입했다.
국내 생수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다. 경쟁이 치열해서 수익을 쉽게 낼 수 없는 구조에 다다랐다. 시장 전체 규모는 최근 5년간 연평균 10% 성장했지만 그보다 더 많은 후발주자가 시장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현재 생수 시장에 뛰어든 생수 제조사는 70여 개사로 집계됐다. 이 중 제주삼다수와 롯데칠성 아이시스, 농심 백산수가 전체 시장의 75%를 차지하고 있다. 후발주자가 국내 시장에서 성과를 내긴 쉽지 않다.
제주삼다수는 미래를 위해 해외 시장 개척에 적극적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지금까지는 해외 교민 위주로 해외 시장에 접근했다면 아예 해외 F&B 업체와 손을 잡고 유통에 나서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삼다수를 제조·판매하는 제주개발공사의 백경훈 사장은 “중국 본토 등 중화권과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해외 현지 유통업체와의 협업을 강화할 것”이라며 “생수 수출을 위해 제주만 빼고 모든 걸 다 버릴(바꿀)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