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식품회사들의 주주총회가 오는 25일부터 이틀에 걸쳐 개최된다. 25일은 CJ제일제당(097950)과 롯데웰푸드(280360), 롯데칠성(005300) 등의 주주총회가 열리고, 26일엔 KT&G(033780)와 SPC삼립(005610), 풀무원(017810), 오리온(271560), 오뚜기(007310)의 주주총회가 예정돼 있다. 올해 식품사들의 주주총회 화두는 중간배당과 신사업 진출, 사외이사 전문성 강화다.
① 중간·분기 배당 강화
2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CJ(001040)는 분기 배당과 관련한 정관 변경의 건을 처리할 예정이다. 분기 배당 기준일을 배당 결정일 이후로 정할 수 있도록 바꾸는 것이 핵심이다. 지금까지는 배당을 받으려면 각 분기 말 이전에 주식을 보유해야 했다.
그런데 실제 배당액은 분기 말일을 기준으로 45일 이내에 개최되는 이사회에서 결정이 됐다. 이에 따라 배당 금액을 모른 채로 일단 주주가 되고 나서야 배당액을 알 수 있었다. 배당 수익률 계산이 어려웠다는 뜻이다.
이에 국회는 작년 배당절차 제도 개선 등을 위한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개정안에 따라 기업은 이사회 결정이나 정관을 기준으로 배당기준일을 배당액 결정 이후로 지정할 수 있게 됐다.
SPC그룹의 SPC삼립(005610)은 분기 배당 규정을 새로 만든다. SPC삼립의 분기 배당에 따라 SPC삼립의 최대 주주인 파리크라상의 배당 수익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파리크라상은 SPC그룹의 지주회사 역할을 맡고 있다. 동원그룹의 지주사 동원산업(006040)은 중간배당 규정을 신설한다. 동원산업은 김남정 회장을 비롯한 특수관계인이 지분 87.82%를 가지고 있다.
② 사외이사 전문성 강화
아울러 이번 주총에서는 사외이사의 전문성을 강화한다. 인도 시장 진출에 고삐를 죄는 롯데웰푸드는 25일 김도식 현대자동차 자문역을 사외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김 자문역은 기아자동차 인도법인 경영지원실장, 현대자동차 대외협력담당을 지낸 바 있다. 롯데웰푸드는 인도를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 확장에 나서려는 계획을 세우고 실현 중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올해 첫 해외 출장지로 롯데웰푸드의 인도 생산 시설을 찾기도 했다.
롯데웰푸드의 인도법인인 롯데인디아는 2004년 인도 제과 업체 패리스를 인수하면서 설립됐다. 인도 남부의 첸나이에 생산시설을 두고, 2015년부터는 북부인 하리아나 지역에서도 생산 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또 빙과 중심의 법인 하브모어도 가지고 있다. 인도 서북부 지역인 구자라트주에서 아이스크림을 제조, 판매하고 있는데, 롯데웰푸드는 올해 상반기로 두 법인을 합병하는 ‘원 인디아’ 전략을 펼칠 계획이다. 두 법인이 통합하면 인도 동부 지역을 제외한 절반 넘는 지역에서 영업력을 가져올 수 있다.
아울러 CJ제일제당은 같은 날 정황근 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을 신규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회 위원으로 선임할 예정이다. CJ프레시웨이는 오는 28일 안일환 전 기획재정부 2차관을 신규 사외이사로 선임한다.
③ 사업 목적에 성장 위한 신사업 명기
성장을 위한 신사업 행보도 눈길을 끈다. 농심은 스마트팜을 정관상 사업 목적에 추가했다. 스마트팜에 대한 연구를 시작한 지 약 7년 만이다. 농심의 스마트팜 사업은 2008년 경기 안양공장에 스마트팜 설비 ‘수직농장’을 설치하면서 시작됐다. 2018년에는 사내 스타트업을 통해 스마트팜 기술 사업화를 위한 첫발을 뗐다. 이후 해외에서 스마트팜 사업 기회를 살피고 있다. 농심은 지난해 농림축산식품부가 주최한 ‘스마트팜 수출 활성화 사업’ 기업으로 선정된 바 있다.
동원에프앤비는 동원디어푸드를 합병하면서 정관에 신사업을 추가로 기재했다. 애완동물 관련 용품 판매가 대표적이다. 동원에프앤비 관계자는 “동원디어푸드가 하던 사업을 그대로 동원에프앤비에 가져오면서 사업 영역을 확장한 것처럼 보이게 됐다”고 전했다. 동원디어푸드는 2021년 4월 1일 동원F&B로부터 물적분할을 통해 설립됐다가 약 3년 만에 다시 동원F&B로 합병됐다.
통상 기업이 사업 목적을 새로 추가할 때는 해당 영역에서 성장을 할 토대가 마련됐다는 신호로 보는 경우가 많다. 준비 없이 사업 목적에 새로운 영역을 추가했다가 성과가 미진하면 비판이 일 수 있어서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이름 모를 중소기업의 경우 유망한 영역을 무조건적으로 사업 영역에 추가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름을 알 만한 대기업의 경우 사업 영역 추가도 신중하다”며 “해당 영역에서 새로 사업을 나설 자신감이 있다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추이를 살피면 투자에 도움이 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