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손민균

롯데웰푸드(280360)가 제빵 사업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 2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웰푸드는 최근 제빵 생산 시설인 증평·부산·수원 공장에 대한 현황을 담은 투자안내서를 배포했다. 주관 매각사는 KB증권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롯데웰푸드는 “제빵사업 부문 운영 관련해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이날 공시했다.

롯데웰푸드가 제빵 사업 매각을 검토하는 첫 번째 이유는 2022년 롯데제과와 롯데푸드가 통합된 데 따른 것이다. 원래 롯데웰푸드는 합병에 따른 생산시설 중복 문제가 발생하면 이를 매각하는 등 효율화하겠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대표적인 곳이 증평 공장이었다.

매각 흥행이 어느 정도 예상된다는 점도 제빵 사업 매각부터 나선 이유다. 좋은 값에 빨리 매각된다면 롯데웰푸드는 적기에 미래 사업 투자에 나설 수 있다. 롯데웰푸드는 앞으로 2220억원을 들여 천안 빙과 공장을 증축할 계획이다. 또 롯데웰푸드는 과자 빼빼로를 매출 1조원 메가 브랜드로 키울 계획이다.

최근 제빵 공정에 대한 인기는 높아지고 있다. 베이커리로 한정됐던 빵 유통 구조가 다양해지면서 빵에 대한 위탁생산시장도 커진 덕이다. 예전엔 베이커리에서만 빵을 팔았지만 최근에는 저가커피 프랜차이즈로 꼽히는 메가MGC커피·컴포즈커피·빽다방 등도 커피와 함께 먹을 간단한 쿠키나 빵을 팔고 있으며, 이를 확대하는 추세다.

편의점도 ‘빵의 한판 대결’이 펼쳐지는 무대다. GS25의 빵 제품 매출 증가율은 2021년 전년 대비 16.7%였는데, 2022년 59.3%로 높아졌다. 2023년 빵 제품의 매출 비중은 34%였다.

CU의 빵 제품 매출 비중 추이는 2021년 11.7%에서 2022년 51.1%로 증가했다. 2023년 빵의 매출 비중은 28.3%였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편의점들이 상품 기획을 하고 발주를 하면 이를 제조하는 곳이 필요하다. 최근엔 냉동 베이커리 시장도 자리를 잡으면서 제빵 시설에 대한 수요는 높은 편”이라고 했다.

자본시장에서도 오래가지 않아 팔릴 것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롯데웰푸드에겐 비핵심자산이겠지만 시설 확장을 원하는 다른 제빵기업의 필요가 충분히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는 것이다. 롯데웰푸드는 현재 기린 브랜드로 빵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작년 상반기 소매점 매출 기준 롯데웰푸드의 점유율은 9.8%였다.

자본시장 관계자는 “벨기에 프리미엄 초콜릿 브랜드 고디바 제품을 아이스크림으로 확장하더니 지난해엔, 세계에서 두 번째로 서울에 베이커리 매장을 냈다”고 했다. 이어 “사업 성장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고 각 유통채널에서 비슷한 움직임을 보일 수밖에 없어 시설 확대에 대한 필요성이 시장에 충분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