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영준 오뚜기 회장/조선일보DB

함영준 오뚜기 회장은 지난 6월 발간한 ‘2021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 “최근 대두되고 있는 ESG 경영은 환경과 사회, 그리고 지배구조를 철저히 관리하는 기업으로의 변화를 추구한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함 회장은 이어 “우리 회사에 좋은 일이 우리 사회에 좋은 일이 되어야 하고, 그것은 겉치레가 아닌 진심에서 우러나온 것이어야 한다”며 “그렇게 우리의 지속가능경영은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뚜기 대풍공장 전경. /오뚜기 제공

◇ 지속가능성 위해… ‘폐기물 줄이고 재활용 늘리자’

오뚜기(007310)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등 비재무적 요소) 경영이 주목받고 있다. ‘건강한 식문화로 세계와 함께하는 오뚜기’라는 슬로건 대로 이 회사는 최근 친환경을 통한 순환 경제 기여를 경영 과제로 삼고 적극 추진 중이다.

2014년부터 ‘폐기물 제로화 운동’을 시작한 오뚜기는, 포장 규격 개선과 친환경 소재 도입 등 ‘지속가능한 포장기술’을 전 제품군으로 확대하고 있다. 즉석밥인 오뚜기밥과 컵밥 등은 포장재 두께를 줄이는 방식으로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였다. 최근에는 생분해성 바이오플라스틱 소재를 제품에 적용하는 연구를 가속화했다.

오뚜기는 이와 함께 친환경 경영 전략 ‘에코 패키지’를 수립하고, 현재 생산하는 품목의 재활용 용이성에 따라 ‘보통, 우수, 최우수’ 등급으로 분류해 관리 중이다. 프레스코 스파게티 소스 등 병 제품에는 재활용이 쉽도록 ‘리무버블(removable) 스티커’를 적용했다. 이 스티커는 제거 시 접착제나 잔여물이 전혀 남지 않고 깔끔하게 제거된다.

에너지 사용과 폐기물 배출을 줄이기 위한 활동도 적극적이다. 오뚜기 안양공장은 인버터 개선과 냉동설비 냉각탑 개선 작업을 통해 운전 전력 사용량을 줄였다. 대풍공장은 친환경 배터리를 활용한 지게차를 도입해 전력비를 줄이고 에너지 효율성을 높였다.

2019년 10월 오뚜기센터 풍림홀에서 열린 '새 생명 5000명 탄생 기념행사'에서 어린이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오뚜기 제공

◇ 심장병 어린이 수술비 지원, 장애인 자립 후원으로 사회적 역할 수행

오뚜기는 소외 계층 후원 사업에도 나섰다. 선천성 심장병 어린이 후원이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1992년부터 한국심장재단과 결연을 맺고 경제적인 이유로 수술을 받지 못하는 환아를 위한 수술비를 후원하고 있다. 30여년간 심장병 어린이 후원 사업을 통해 5000명 이상의 어린이가 새로운 생명을 얻었다.

2012년부터는 장애인 학교와 장애인 재활센터를 운영하는 밀알복지재단과 함께 임가공 위탁·제품 기부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오뚜기는 현재 주요 선물세트의 조립을 밀알복지재단 굿윌스토어에 위탁하고 있다. 단순히 후원금을 기부하는 것을 넘어 장애인들이 스스로 일하고 대가를 받아 자립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취지에서 진행하는 사업이다. 지난해 선물세트 임가공 위탁 금액은 2억3900만 원에 이른다.

제품 기부도 진행 중이다. 오뚜기가 기부한 제품은 굿윌스토어에서 판매돼 장애인 직원들의 임금과 복지 제도 재원으로 쓰인다. 지난해 제품 기부금액은 4억5300만 원으로 2012년부터 지원한 총 기부 금액은 29억 원이다.

이러한 활동과 철학은 제품에도 반영됐다. 오뚜기는 이달부터 생산하는 컵라면에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 표기를 도입한다. ‘컵누들 김치·얼큰 쌀국수’를 시작으로 향후 컵라면 전 제품으로 점자 표기를 확대할 방침이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일환으로, 사회적 약자인 시각장애인의 정보 접근성과 취식 편의성 제고에 나섰다. 오뚜기 관계자는 “앞으로도 취약계층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