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중국 관광객들에게 인기를 끌었던 한국 마스크팩이 케이(K)뷰티 붐을 타고 부활했다. 북미 시장과 일본 등에서 한국식 피부관리가 유행하는 덕이다. 관련 기업들은 해외 시장 성과를 바탕으로 매출이 급증했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마스크팩 브랜드 ‘바이오던스’의 제조사 뷰티셀렉션은 지난해 1300억원대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2023년 매출 400억원에서 3배 이상 급증한 규모다. 미국 아마존에서 ‘리얼 콜라겐 마스크팩’이 히트한 덕이다.

K뷰티 브랜드 바이오던스의 리얼 콜라겐 마스크팩. 아마존에서 자주 판매 순위 1위를 기록하는 제품이다./바이오던스 제공

바이오던스는 기존 국내 마스크팩이 갖는 단점을 보완한 제품으로 ‘2세대 마스크팩’ 유행을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국 마스크팩은 2010년대 중반 중국 관광객들에게 인기를 끌며 한국 뷰티의 상징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후폭풍, 한한령과 코로나19 등으로 중국 수요가 감소하며, 마스크팩의 인기도 한물갔다는 평가가 나왔다. 기존 마스크팩들의 경우 에센스가 흐르고, 금세 건조해지는 등 제형 문제가 한계로 지적됐다. 가격 덤핑이 너무 심한 점도 문제였다.

이에 바이오던스는 종이 시트가 아닌 고농축 에센스를 굳혀 지지대를 만든 콜라겐 마스크를 출시했다. 반고체 형태의 소재라 흡수된 에센스가 흐르지 않아 사용이 깔끔하고 오래 부착해도 피부가 건조해지지 않는다. 부착하면 피부에 흡수되는 과정에서 색이 투명해져 소비자가 효과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가격도 비싸게 책정하고 세일을 하지 않는 정책을 펼쳤다.

그러자 해외에서 반응이 왔다. 특히 북미 시장에서 한국식 피부관리가 유행하면서, 숏폼 마케팅 노하우가 있는 바이오던스의 마스크팩 리뷰 영상이 틱톡 등에서 인기를 끌었다. 2022년 아마존 입점 이후 콜라겐 마스크는 주요 행사에서 지속적으로 판매 최상위 순위에 오르고 있다. 바이오던스는 일본 큐텐과 아마존, 싱가포르 쇼피 등에도 연이어 진출했다. 해외 시장을 공격적으로 넓힌 결과 현재 전체 매출 70%가 해외에서 나온다.

바이오던스로 ‘2세대 마스크팩’이 유행하면서 2001년 설립된 코스메틱 ODM(주문자 개발 생산) 전문 기업 제닉도 부활했다. 제닉은 국내 최초로 수용성 하이드로겔 마스크팩을 개발한 기업으로 바이오던스 콜라겐팩도 제조한다.

제닉은 과거 이른바 ‘하유미 팩’으로 불리며 홈쇼핑에서 큰 인기를 얻었다. 하지만 자체 브랜드 수요 감소와 중국 시장 변화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2017년 사드 후폭풍으로 적자 전환, 매출 647억원, 영업손실 83억원을 기록했다. 이후 2019년까지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고, 2020년에는 잠시 흑자를 냈다. 다시 적자 상태가 지속되다 바이오던스의 인기로 지난해 주가가 세 배 이상 오르는 등 부활했다. 하나증권은 제닉이 2025년 매출 1300억원, 영업이익 333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마스크팩 원조 주자격인 메디힐의 실적도 중국 수요 감소와 코로나19 등으로 어려움을 겪다 마스크팩이 다시 인기를 끌면서 개선됐다. 작년 매출 약 3000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54% 증가했고, 같은 기간 북미 매출 증가율은 300%가 넘는다.

뷰티업계 관계자는 “마스크팩은 한때 중국을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며 K뷰티를 대표했지만, 인기가 시들해졌었다”면서 “그러다 최근 북미와 일본 등 해외 시장에서 한국식 피부 관리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면서 바이오던스 같은 ‘2세대 마스크팩’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