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조금 더 쓰더라도 편리함을 추구하는 2030세대의 소비가 생활용품 시장에서도 새로운 수요를 만들어내고 있다. ‘3대 가전’에 이어 ‘삼신(三新) 가전’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전용 세제시장도 성장하고 있다.

그동안 유통업계에서 필수 가전제품은 3대 가전으로 불리는 ‘TV·세탁기·냉장고’였지만, 최근에는 식기세척기·건조기·로봇청소기로 구성된 ‘삼신(三新) 가전’이 신혼부부의 새로운 필수 가전으로 떠올랐다. 해당 제품들은 집안일 부담을 획기적으로 덜어주는 신의 선물 같다는 뜻에서 ‘삼신(三神) 가전’으로도 불린다.

30일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최근 5년 새 국내 식기세척기 시장 규모는 두 배 이상으로 성장했다. 지난 2016년 1011억원에서 지난해 2337억원으로 커졌다. 건조기시장도 급성장했다. 지난 2016년 513억원에 불과했던 자동건조기 매출 규모는 지난해 1조6339억원으로 30배 이상으로 커졌다.

전자제품 매장을 방문해 의류관리기 제품을 살펴보는 소비자의 모습. /롯데하이마트 제공

올 들어서도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롯데하이마트(071840)의 올해 상반기(28일 기준) 식기세척기와 의류관리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70%, 40% 증가했다. 최준석 롯데하이마트 상품총괄팀장은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가사 부담을 줄여주는 데 도움을 주는 편리미엄 가전이 인기”라면서 “조리와 세탁에 드는 수고를 덜어주는 가전제품은 앞으로도 꾸준히 인기가 높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런 추세에 맞춰 전용 세제와 섬유유연제, 커피 캡슐 등 편리미엄 가전용 소모품 수요도 꾸준히 늘고 있다. 식기세척기 전용 세제 매출은 2016년 42억원에서 지난해 73억원으로 증가했고, 커피 머신 전용 캡슐 커피시장은 같은 기간 645억원에서 1980억원으로 3배가 됐다.

생활용품업체들은 프리미엄 가전 전용 세제와 관리용품을 적극적으로 출시하고 있다. LG생활건강(051900)은 LG전자와 공동으로 식기세척기용 태블릿(둥글넓적한 모양의 고체)형 세제인 ‘자연퐁 스팀워시 식기세척기용 세제’를 개발했다. 한국인의 식습관에 맞춰 오목한 그릇에 눌어붙은 밥풀이나 빨간 양념, 고기 기름을 제거하는데 중점을 둔 세제다.

이와 함께 세정 성분을 강화한 액체세제, 베이킹소다를 함유해 기름기를 씻어내는데 특화된 분말세제, 물 얼룩을 줄여주는 헹굼제(린스) 등 다양한 전용 세제를 판매 중이다. 식기세척기 자체를 청소하기 위한 클리너(세정제)도 출시했다.

애경산업(018250)은 스타일러에 넣어 사용하는 종이 모양(시트형) 섬유유연제인 ‘르샤트라 스타일러 시트’ 피오니부케향과 건조기용 시트형 섬유유연제인 ‘르샤트라 드라이 시트’를 판매하고 있다. 르샤트라 드라이 시트의 경우 올해 1분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3% 증가할 정도로 소비자들의 관심을 받았다.

의류관리기 전용 섬유유연제인 '르샤트라 스타일러 시트 피오니부케'. /애경산업 제공

유통업계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뿐만 아니라 젊은층 사이에서 맞벌이가 주류로 부상한 점도 편리미엄 가전의 인기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한다. 30대의 절반은 맞벌이 가구이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최근 집계인 2019년 기준으로 국내 30~39세 기혼 가구의 50.2%가 맞벌이 가구다. 지난 2014년만 해도 30대의 맞벌이 비중은 42.6%로 과반에 못 미쳤다.

애경산업 관계자는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사회 변화와 위생에 대한 관심으로 의류 건조기와 스타일러 등이 가정에 빠르게 보급되면서 관련 세제나 전용 제품의 매출도 빠르게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