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K)뷰티 인기를 이끈 인디 화장품 브랜드들이 지난해 줄줄이 연 매출 3000억원 대열에 합류했다. 가성비와 품질로 한국 화장품이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면서 잘 키운 브랜드 한 개가 중견기업급 매출을 내고 있다.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 3000억원을 넘은 인디 뷰티 브랜드는 ▲달바글로벌▲클리오▲더파운더즈▲비나우▲VT 등이다. 이들은 해외 인기를 바탕으로 전년 대비 매출 증가율이 50%를 넘겼다.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달바글로벌은 지난해 3091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2023년의 2008억원 대비 53.9% 증가했다. 달바글로벌은 소위 ‘승무원 미스트’로 유명한 브랜드다.
달바글로벌은 회사 설립 후 9년 연속 매출과 영업이익이 증가했다. 4개년 실적을 살펴보면 매출액은 2021년 690억원에서 2024년 3091억원으로 연평균 약 65% 성장해 화장품 업종 상장사 중 3년 평균 매출 증가율 1위를 기록했다. 특히 2024년 해외 매출 비중이 45%로 2023년(20%) 대비 큰 폭으로 증가했으며 해외 매출액 또한 218%가량 증가했다.
색조 제품으로 유명한 클리오도 2024년 3514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년 3306억원 대비 6.3% 증가했다. 다만 영업이익은 246억원으로 전년 338억원 대비 27.2% 역성장했다. 순이익은 272억원을 기록해 전년 273억원 대비 0.6% 감소했다.
이밖에 업계에 따르면 비나우(넘버즈인, 퓌), 더파운더즈(아누아), 리들샷으로 유명한 VT, 메디힐로 유명한 엘앤피코스메틱 등이 3000~4000억원대 매출을 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나우는 2018년에 설립된 화장품 스타트업으로, 스킨케어 브랜드 넘버즈인과 메이크업 브랜드 퓌 등이 유명하다. 설립 5년 만에 연매출 약 1200억원을 달성했다. 2025년 목표 매출액은 5000억원 이상이다. 특히 퓌의 경우 부드러운 텍스처로 립과 볼터치로 활용 가능한 푸딩팟 제품이 특이한 제형으로 유명해졌다.
마스크팩으로 유명한 브랜드 메디힐을 운영하는 엘앤피코스메틱 역시 지난해 매출이 연결 기준 3000억원을 넘긴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에 리들샷 대란을 일으켰던 VT는 3000억원대를 뛰어넘고 바로 4000억원 대열에 들어간 것으로 전망된다. VT의 작년 매출은 4304억원으로 전년 대비 45%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영업이익은 147% 증가한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 화장품 기업 ‘톱3′였던 애경산업의 지난해 매출은 6791억원이다. 이들 인디 브랜드의 매출 규모가 화장품 대기업의 턱밑까지 쫓아온 것이다. 에이블씨앤씨(미샤) 등 일부 상장 브랜드보다도 매출이 많은 상황이다.
인디 브랜드들의 폭발적 성장은 K뷰티의 전 세계적인 인기 덕이다. 과거 아모레퍼시픽이나 LG생활건강이 중국 시장 위주로 수출했다면, 최근엔 가성비를 장점으로 하는 인디 브랜드들이 틱톡 등 숏폼 마케팅으로 해외 MZ세대(1980~2000년대 출생자)에게 인기를 끌면서 ‘시즌 2′가 시작됐다.
지난해 화장품 수출액은 전년 대비 20.6% 증가한 102억달러를 기록하며 2021년(92억달러)을 추월했다. 역대 최고치다. 미국에선 지난해 프랑스를 제치고 수입 1위를 기록했다. 일본에서는 2022년부터 최대 수입국이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에 메가 히트 제품을 선보인 브랜드들이 제품력과 기획력을 바탕으로 인기를 끌면서 수천억원대 매출을 내고 있다”면서 “올해 성장 여력도 충분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