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004170)그룹 가구 계열사 신세계까사가 현대백화점그룹 가구 계열사 현대리바트(079430)를 누르고 가정용 가구 판매 시장 3위에 올랐다.
올해 들어 6월까지 소파 브랜드 ‘캄포’를 내세운 리빙 가구 판매 매출이 전년 대비 54% 늘어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2018년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이 직접 인수를 주도해 신세계그룹에 편입된 신세계까사가 가구 매출로 현대리바트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오프라인 매장 확장을 통한 판매채널 확대와 ‘굳닷컴’ 신설 등을 통한 온라인 판매 강화가 모두 통한 것으로 풀이된다.
11일 가구업계의 상반기 매출 잠정 집계치에 따르면 신세계까사는 올해 들어 6월까지 가정용 가구 판매를 통한 매출 1312억원을 올리며 전년 대비 54% 성장한 것으로 추정됐다.
이대로라면 역대 최고치였던 지난해 매출(2301억원)을 재차 넘어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신세계까사의 매출 증가로 가정용 가구 판매 시장 순위도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한샘(009240)이 2978억원으로 1위를, 일룸이 1450억원으로 2위를 기록했고 그 뒤를 신세계까사가 이었다.
현대리바트는 인테리어와 빌트인 등 기업간 거래(B2B) 부문을 제한 매출이 1296억원으로 4위로 떨어졌다.
가구업체 까사미아가 전신인 신세계까사는 2018년 정유경 총괄사장이 직접 인수를 주도해 신세계그룹에 편입시켰다.
신세계는 지난해 말 기준 지분 95.68%를 보유하고 있다. 그룹 유일의 가구·리빙 계열사지만, 한샘과 리바트 등에 밀리며 내내 시장 4위에 머물러 왔다.
이번에 리바트를 제치고 3위로 뛰어오른데는 신세계까사의 고급화 전략이 통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2019년 400만원대 프리미엄 소파로 선보인 캄포가 입소문을 타면서 올해 매출 증가를 이끌었다.
올해 1분기까지 전년 대비 208% 매출이 늘었던 캄포는 주택 매매 감소로 시장이 침체한 2분기에도 재차 158% 성장했다.
가구업계 관계자는 “신세계까사는 캄포 클래식이 잘 팔리자 캄포를 브랜드로 만들고 캄포 럭스, 캄포 슬림 등으로 제품을 확장하고 있다”면서 “소파 각 부분을 떼고 붙일 수 있는 모듈 형식으로 출시돼 원하는 공간에 원하는 대로 배치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 됐다”고 말했다.
신세계까사의 오프라인 매장인 ‘까사미아’ 확장도 매출 증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가구업계 매출 잠정 집계에 따르면 신세계까사는 올해 상반기 매장 판매에서만 전년 대비 51% 늘어난 950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7개 매장이 신규 출점, 구매 접근성이 높아지면서다.
이 회사는 현재 102곳 수준인 까사미아 매장을 연말 110곳으로까지 늘린다는 방침이다. 매장 확대가 수익 개선에도 효과를 내기 때문이다.
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 방식(OEM) 방식으로 가구를 만드는 만큼 매장 수 확대에 따른 주문량 증가는 생산 단가 하락으로 이어진다.
온라인 강화 전략도 통했다. 신세계까사는 온라인몰 굳닷컴을 단순 가구 판매 채널이 아닌 인테리어 가구 플랫폼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특히 캄포 굳닷컴 전용 모델을 선보이는 등 올해 상반기 65% 늘어난 362억원 매출을 올렸다. 반면 현대리바트 온라인 판매는 4% 증가에 그쳤다.
다만 일각에선 신세계까사의 가정용 가구 시장 3위 진입이 ‘일시적인 사건’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오프라인 매출 증가와 온라인 판매 증가 모두 캄포 1개 브랜드에 기댄 성장인 탓이다. 아울러 현대리바트가 가구 매출 하락에 맞서 가구 경쟁력 강화에 나선 것도 위기다.
현대리바트는 가구 시제품을 제작하던 ‘목업(mock-up·시제품) 스튜디오’를 가구 개발 연구실인 ‘마이스터 랩’으로 개편하는 등 가정용 가구 경쟁력 개선에 사활을 걸고 나섰다. 현대백화점에서 인수한 침대·매트리스 기업 지누스(013890)와의 온라인 등 판매 시너지도 낼 계획이다.
한편 신세계까사는 캄포 브랜드를 소파에서 침대·매트리스 등으로 확장해 계속 성장을 이어갈 계획이다.
지난 5월 이미 캄포 소파 디자인을 그대로 반영한 ‘캄포 베드(침대)’와 침구류를 선보였다. 신세계까사 측은 “캄포 시리즈의 카테고리를 계속 넓혀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