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로버트 패틴슨(왼쪽)과 봉준호 감독./뉴스1

봉준호 감독의 할리우드 영화 ‘미키 17’이 극장 개봉 한 달 만에 손실을 떠안은 채 온라인 스트리밍 플랫폼으로 가게 됐다.

6일(현지시각) 미국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의 신작 목록에 따르면 미키 17은 오는 7일 오후 9시(미 서부시각)에 이 플랫폼에서 공개된다. 또한 애플TV와 판당고 등 다른 스트리밍 플랫폼에서도 시청할 수 있게 된다.

미 영화 흥행 집계사이트 박스오피스 모조에 따르면, 미키 17은 지난달 7일 북미 3807개 극장에서 개봉한 이후 상영관 수가 점차 줄어들었고, 약 한 달간 티켓 매출로 북미에서 4468만달러(약 653억원), 북미 외 지역에서 7770만달러(약 1136억원)를 합쳐 총 1억2238만달러(약 1789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한국에서도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 기준 6일까지 누적 관객수가 299만8372명, 누적 매출액 약 296억원을 기록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냈다.

이 영화는 마케팅·홍보 비용을 제외한 순 제작비만 1억1800만달러(약 1700억원)가 투입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키 17의 투자배급사인 워너브러더스는 여기에 마케팅 비용으로 8000만달러(약 1169억원)를 추가 투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극장 측 수익 배분을 감안하면 미키 17의 티켓 매출 손익분기점은 약 3억달러(약 4385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업계는 미키 17의 전 세계 티켓 매출이 약 1억4300만달러(약 2090억원)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경우 영화의 손실액은 약 8000만달러(약 1169억원)에 달할 수 있다는 추정이 나온다.

영화 미키 17. /워너브라더스

최근 많은 영화가 극장 매출만으로는 흑자를 내지 못하고 TV·스트리밍 플랫폼 판매를 통해 손실을 메우고 있으나, 통상 영화 흥행 성적이 스트리밍 업체와의 계약 금액을 좌우하기 때문에 미키 17의 적자 해소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할리우드 스타 로버트 패틴슨이 주연한 미키 17은 개봉 초기 미 시장조사업체 시네마스코어의 현장관객 대상 조사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등급인 ‘B’ 등급을 받았다.

또 미국의 영화·드라마 평점 사이트 로튼토마토에서는 이날 기준으로 평론가 점수 77점(100% 만점 기준으로 77%), 관객 점수 73점을 기록했다.

이는 봉 감독의 전작들인 ‘기생충’(평론가 99점·관객 95점), ‘마더’(평론가 96점·관객 89점), ‘살인의 추억’(평론가 95점·관객 92점)보다 크게 낮은 수준이다.

미키 17은 봉 감독이 ‘기생충’으로 2020년 아카데미(오스카상) 작품상 등 4관왕을 차지한 이후 5년 만에 개봉하는 신작인 데다 대기업 워너브러더스가 야심차게 투자·배급한 작품으로 할리우드에서도 큰 관심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