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문화 콘텐츠를 경험한 외국인들이 한국 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이미지로 8년 연속 ‘K팝’을 꼽았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이 7일 발표한 ‘2025 해외 한류 실태조사’에 따르면 한류 콘텐츠를 접한 응답자 중 17.8%가 한국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가 K팝이라고 응답했다. 이어 한식(11.8%), 드라마(8.7%), 뷰티제품(6.4%), 영화(5.6%) 순이었다. 정보기술(IT) 제품·브랜드(5.1%)는 2012년 이후 처음으로 5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한국 문화 콘텐츠가 마음에 든다고 응답한 비율은 70.3%로 나타났다. 특히 처음 조사에 포함된 ‘한국어’ 분야의 호감도는 75.4%로 나타나 평균(70.3%)을 웃돌았다. 지역별로는 필리핀(88.9%)이 가장 높은 호감도를 기록했고, 인도네시아(86.5%), 인도(84.5%), 태국(82.7%) 등에서 높은 한류 호감도를 유지했다.
한류 경험자를 대상으로 자국 내 한국 문화 콘텐츠 분야별 인기도를 조사한 결과, 일반인에게 널리 알려져 있고 관련 상품이 판매되고 있는 ‘대중적 인기’ 단계에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음식(53.7%), 음악(51.2%), 뷰티(50.8%), 드라마(49%) 순으로 나타났다. 최근 SNS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플랫폼을 통해 한국 문화를 접하는 사례가 증가하면서 대면으로도 한국 문화 콘텐츠에 대한 접근성이 좋아진 것으로 보인다.
각 분야의 ‘대중적 인기’ 인식률 평균을 보면 2015년 대비 2020년에는 4.4%포인트 상승했고, 2020년 대비 2024년에는 8.2%포인트 상승해 그 상승 폭도 커졌다. 문체부는 이를 통해 한류 경험자의 한국 문화 콘텐츠에 대한 인식이 지속해서 확산하고, 그 확산 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에도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오징어 게임’(9.7%)이 4년 연속 가장 선호하는 한국 드라마 1위를 기록했다. 이어 ‘눈물의 여왕’(6.5%), ‘사랑의 불시착’(2.2%)이 2, 3위에 올랐다. ‘선재 업고 튀어’, ‘지옥에서 온 판사’, ‘엄마친구아들’, ‘내 남편과 결혼해줘’ 등 2024년 공개된 신작들도 상위권에 진입하며 주목받았다. 지난해 12월 26일 공개된 ‘오징어 게임2′는 이번 조사에서 제외됐다.
가장 선호하는 한국 영화로는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8.3%)이 5년 연속 1위를, ‘부산행’(6.5%)이 2위를 차지했다. 신작 중에서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특히 높은 인기를 보인 ‘파묘’(4.1%)가 3위에 올랐다.
한류스타 부문에서는 배우 이민호(7.0%)가 12년 연속 1위에 올랐다. 가수 부문에서는 방탄소년단(24.6%)이 7년 연속 1위를 지켰고, 블랙핑크(12.3%)가 2위를 차지했다. 개인 멤버로는 정국(1.8%), 리사(1.7%) 등이 상위권에 포함됐다.
한류 경험자 58.9%는 향후 한국산 제품 또는 서비스를 구매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이는 전년보다 8.2%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80.7%), 이집트(79.4%), 인도(78.8%), 아랍에미리트(77.3%) 등 중동 및 아시아 국가에서 구매 의향이 높았다. 제품·서비스별로는 식품(66.2%), 한국 관광(64.1%), 음식점 식사(64.0%), 화장품(57.1%) 등의 선호가 높게 나타났다.
다만 한류의 높아진 인기와 함께 한류에 대한 부정적 인식도 증가하고 있었다. 한류에 대한 부정적 인식에 동의하는지 여부에 대해 37.5%가 동의한다고 응답했는데, 이는 작년 대비 4.9%포인트 증가한 수치이다. 지역별로는 인도(52.7%), 아랍에미리트(52%) 등이 높게 나타났는데 한류 관심도가 높고 소비가 활발한 곳일수록 부정적 인식에 대한 동의율도 높은 경향을 보였다.
문체부는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한류산업진흥 기본법’ 시행과 함께 한류산업 진흥을 위한 법적 기반을 마련할 방침이다. 또 한류 종합 박람회를 3차례 개최하고, 한류 상설홍보관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 개설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