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세대가 옛날 콘텐츠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즐기는 이른바 ‘뉴트로(newtro·새롭다는 뜻의 ‘new’와 복고를 뜻하는 ‘retro’의 합성어로 복고풍이 새롭게 유행하는 현상)’가 K팝으로 확산하고 있다.
19일 국내 최대 음원 플랫폼 멜론의 2월 인기 차트를 보면 상위 10위권에 가수 임재현의 ‘비의 랩소디’, 지난해 데뷔한 에스엠(041510) 신인 라이즈의 ‘러브 119′가 이름을 올리고 있다. 2000년 발매된 최재훈의 ‘비의 랩소디’, 2005년 이지의 ‘응급실’을 각각 리메이크한 것이다.
임재현의 비의 랩소디가 이전 감성을 살리는 데 집중했다면, 라이즈의 러브 119는 록발라드였던 노래를 2000년대 초반까지 활동한 1세대 아이돌을 연상케 하는 댄스곡으로 풀어냈다.
올해 들어 가요계에서는 에스파의 ‘시대유감(원곡 서태지와 아이들)’, 인피니트 김성규의 ‘바람이 분다(원곡 이소라)’, 뉴진스 ‘우리의 밤은 당신의 낮보다 아름답다(원곡 코나) 등 50곡이 넘는 리메이크곡이 나왔다. 가수 비비의 신곡 ‘밤양갱’이 각종 음원 차트를 휩쓸고 있는 것 또한 추억의 음식 양갱이 젊은 세대에게 신선하게 소비되고 있다는 방증이란 해석이 나온다.
뉴트로 열풍이 불면서 음악 투자 플랫폼 뮤직카우는 지난 15일 가수 god의 ‘관찰’에 이어 22일에는 ‘니가 필요해’의 음악수익증권 경매를 진행한다. ‘관찰’의 경매 결과는 21일에 나온다. 음악수익증권은 재산권·인접권을 기초 자산으로 해당 음원이 미래에도 지속적으로 인기를 끌고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에 투자하는 것이다.
뮤직카우 사이트에서 해당 음악수익증권을 얼마에 몇 주 사낼지 써내면, 입찰가격을 높게 써낸 투자자부터 분배한다. 예를 들어 관찰은 총 발행된 5000주 안에서 경매 시작가 3만2000원부터 최대 4만1600원(상한가)까지 써낼 수 있다. 음악수익증권이 상장되는 29일부턴 뮤직카우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주식처럼 시세를 봐 가면서 원하는 시점에 음악수익증권을 사거나 팔 수 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경제가 호황일 때는 새로운 시도를 하는 혁신 콘텐츠가 인기를 끌고, 불황일 때는 복고 콘텐츠가 다시 소비되는 것이 공식처럼 나타난다”면서 “최근 전 세계적으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K팝에서도 과거에 인기가 있었던 곡의 재해석이 잇따르고 있다. 이런 분위기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