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이 신형 말리부를 내놓으면서 국내 자동차 시장에 중형차 경쟁이 불붙고 있다. 말리부는 올 1분기 1921대 판매에 그쳐, 중형차 중 가장 저조한 판매대수를 기록했지만 새로운 디자인과 성능으로 경쟁사 추격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르노삼성은 SM6 돌풍과 SM5의 판매 확대로 순항중이다. 현대차는 전통의 스테디셀러 쏘나타는 잘 팔리고 있지만, 경쟁자들의 공격을 막아내기 위해 2017년형 쏘나타를 조기에 등판시켰다.
내리막길을 걷던 중형차 시장이 모처럼 활기를 찾고 있는 가운데 누가 승자가 될 지 관심이 모아진다.
◆ 내리막길 중형차 신차 효과 볼까…신형 말리부, 초반 반응은 좋아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중형차는 갈수록 입지가 약해지고 있다. 2011년 시장점유율이 22.3%에 달했지만, 2013년에는 18.8%까지 추락했다. 작년에는 15.8% 수준까지 떨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자동차 회사들은 신차 출시를 계기로 중형차 시장 확대를 노리고 있다.
한국GM은 5년 만에 상품성을 대폭 개선한 신형 말리부를 앞세워 승부수를 띄웠다. 공식 출시는 5월이지만, 4월 27일에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신차발표회를 열고 소비자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신형 말리부는 1.5리터(L) 가솔린 터보 엔진과 2.0L 가솔린 터보 엔진 두가지 모델이 먼저 출시된다. 올 하반기에는 하이브리드 모델이 추가로 출시될 예정이다.
신형 말리부는 사전계약 시작 하루만에 계약 대수 2000대를 돌파했다. 경쟁모델인 SM6(1300대)보다 높은 수치다.
한국GM 관계자는 "신형 말리부는 준대형차에 버금가는 긴 차체 를 바탕으로 넉넉한 공간 활용성은 물론 주행성능과 첨단 안전·편의사양을 갖췄다"고 말했다.
◆ 르노삼성, SM6 돌풍 앞세워 시장 확대 박차
르노삼성차는 출시 첫달부터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SM6를 앞세워 중형차 시장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SM6와 함께 기존 SM5를 고급형과 보급형 모델로 나눠 세분화된 시장 공략 전략을 펼치고 있다.
SM6는 출시 첫 달인 올 3월 6751대가 팔려, 동급 시장 1위 자리를 지켜왔던 쏘나타(YF쏘나타 제외)를 제치는 파란을 일으켰다. 쏘나타가 중형 세단 시장에서 1위 자리를 내준 것은 6년 만이다.
SM5도 올 1분기 2700대가 팔려 SM6와 함께 르노삼성차의 상승세를 견인하고 있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SM6의 경우 고급형 상위 모델인 RE의 계약 대수가 절반을 넘었다"며 "예상보다 높은 인기에 RE 모델에 장착되는 일부 수입 부품을 긴급 수혈하는 등 생산계획을 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 현대차, 2017년형 쏘나타 조기 투입
현대차 ‘쏘나타’는 올 1분기에 1만9176대가 팔려 1위 자리를 사수했다. 하지만 SM6와 신형 말리부의 인기가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현대차는 작년 7월 2016년형 쏘나타가 내놓은 지 불과 9개월 만에 2017년형 쏘나타를 출시했다. 업계에서는 현대차의 신차 조기 투입은 경쟁 모델의 시장 잠식을 방어하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는 2017년형 쏘나타를 출시하면서 고객들이 선호하는 편의사양을 추가한 '케어 플러스(CARE+)' 트림과 '스포츠 패키지' 트림, '스페셜 트림' 트림 등을 제품군에 추가했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의 경우 2016년형보다 가격을 최대 100만원이나 내렸다. 무이자 할부와 현금 할인 혜택도 제공하고 있다.
기아차 K5는 예상 외로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7월 출시된 신형 K5는 올 1분기 판매대수가 1만1723대에 그쳤다. 2017년형 모델의 조기 투입을 고려하고 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수입차 공세로 중형차 시장이 고전했지만, 올해 들어 신차가 쏟아지면서 분위기가 반전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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