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잠했던 중형 세단 시장에 경쟁이 본격화 하면서 세단의 인기도 상승세다. 'K7'과 'SM6'가 선두 경쟁을 벌이고, 주춤했던 ‘임팔라’도 뒷심을 발휘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인기가 치솟는 상황에서 이례적인 현상이란 평가도 있다.

르노삼성의 ‘SM6’.

르노삼성자동차가 지난 1일 출시한 SM6는 현재까지 2만건의 계약이 이뤄졌다. 르노삼성은 당초 SM6를 내놓으면서 오는 5월까지 2만대 판매를 목표로 잡았지만, 불과 한 달 만에 목표를 달성했다. 공식 판매 전까지 1만100대의 사전 계약을 기록했고, 출시 이후에도 꾸준히 인기몰이를 이어가고 있다.

"중형 세단 시장의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겠다"고 했던 박동훈 르노삼성 신임사장의 장담이 이뤄진 셈이다.

SM6 출시 당시 르노삼성의 부사장이었던 박동훈 르노삼성 신임사장은 "한국 자동차 시장은 현대차가 만든 놀이터다. 새로운 모델과 판매 전략으로 새 바람을 일으키겠다"고 했었다.

신문철 르노삼성 영업총괄담당 이사는 "고객과 약속 날짜를 맞추기 위해 생산라인을 풀가동하고 있다"며 "영업사원을 통해 계약 관련 정보를 안내하는데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아차 ‘올뉴 K7’.

기아차 '올뉴 K7'은 지난 달에 이어 이번 달에도 계약 건수 1만대 돌파를 눈앞에 뒀다. 1월부터 진행한 올뉴 K7의 계약 건수는 2만 8000여건에 달한다.

K7은 지난달 구형과 신형 모델을 합쳐 6000여대가 팔리면서 준대형 세단 최초로 기아차의 ‘월간 최다 판매모델’에 이름을 올렸다. 모닝, 쏘렌토 등 기아차의 베스트셀링 모델들을 모두 제쳤다.

40대 소비자(34%)가 K7을 가장 선호했고 30대(26%)와 50대(24%)가 그 뒤를 이었다. 기아차 관계자는 "고급모델을 강조한 K7이 인기를 끌면서 수입차를 구매했던 소비자층을 흡수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한국GM의 쉐보레 ‘임팔라’.

한국GM의 준대형 세단 쉐보레 임팔라는 작년 9월 출시 후 6개월 만에 1만대 판매 고지를 넘었다. 임팔라는 출시 직후 디자인에 대한 호평을 받으며 현대차 그랜저를 따라잡겠다는 목표를 세웠었다. 지난해 말 준대형 세단 시장에서 그랜저에 이어 판매 2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없어서 못판다'는 소리까지 나왔지만, 수입 물량이 적어 판매가 급격히 늘지 않았고 신형 K7이 출시되며 판매량 3위로 밀리는 아픔을 겪었다.

이와 관련해 한국GM은 미국 GM 본사에 더 많은 물량을 확보해달라고 요청했고, 최근 GM 본사가 이를 받아들였다. 계약 후 임팔라를 받기까지 대기 시간이 4개월에서 2개월 이내로 줄어들 전망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SUV의 인기몰이 속에서도 세단이 이렇게 팔린다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다”며 “디자인을 개선하고 성능을 끌어올린 국내 세단이 이제는 수입차들과 비교해도 손색 없다는 평가를 받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