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국내 최대 가상 화폐 거래소 스타트업(초기 벤처기업)인 두나무의 실질적인 2대 주주로 확인됐다. 두나무가 운영하는 업비트는 지난 10월 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2개월 만에 회원 수 120만명, 하루 평균 이용자 100만명, 동시접속자 30만명을 기록해 빗썸과 함께 국내 양대(兩大) 가상 화폐 거래소로 꼽힌다. 그동안 카카오가 보유한 두나무 지분은 9.42%로 알려졌다.
26일 벤처투자업계를 통해 확보한 두나무 주주 명부에 따르면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이 설립한 카카오 투자 자회사 케이큐브벤처스가 지분 13.29%를, 카카오청년창업펀드가 지분 3.14%를 각각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기존 카카오 지분(9.42%)과 합치면 총 지분율은 25.85%가 된다. 송치형 두나무 창업자의 보유 지분 31.26%에 이어 범(汎) 카카오 계열이 둘째로 많은 지분을 확보하고 있는 셈이다.
카카오는 지난 2015년 당시 카카오 주식 정보 서비스 카카오스탁을 운영하는 두나무에 투자했다. 두나무는 지난 9월 가상 화폐 거래소 시장 진출을 선언하고 10월 업비트 서비스를 출시했다. 업비트 사용자가 급증한 데에는 카카오톡 계정을 이용해 손쉽게 업비트 계좌 개설과 로그인을 할 수 있도록 한 것이 주효했다. 게다가 지난 21일엔 이석우 전 카카오 공동대표가 두나무 신임대표로 선임됐다. 송치형 창업자는 대표직에서 물러나 이사회 의장을 맡는다.
이 밖에 국내 대표 게임업체 넥슨도 지난 9월 지주회사인 엔엑스씨(NXC)를 통해 국내 가상 화폐 거래소 코빗의 지분 65.19%를 913억원에 인수했다.
카카오와 넥슨은 가상 화폐 거래소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로 상당한 수익을 거둘 전망이다. 업비트는 지난 20일 "이달 하루 평균 거래액은 5조원 규모로 하루 최대 10조원까지 거래됐다"고 밝혔다. 거래 수수료(0.05%)를 고려하면 연간 약 1조원을 수수료로 거두는 셈이다. 넥슨이 인수한 코빗의 경우 가상 화폐 일일거래량이 하루 2000억원 규모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 관계자는 "두나무 투자는 가상 화폐 시장에 진출한 것이 아닌 유망 핀테크(금융 기술) 스타트업에 투자를 한 것"이라며 "직접적인 경영권을 행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