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도약을 준비 중인 팬택이 해외 진출 거점 국가로 정한 인도네시아에서 현지 파트너 구하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 6월 출시 예정인 스마트폰 신제품의 해외 시장 유통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6일 복수의 통신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팬택은 최근 한 인도네시아 업체와 현지 파트너십에 관한 협의를 진행했지만 수익 배분 등 서로의 이견을 좁히지 못해 결국 협상을 중단했다. 팬택은 현재 다른 인도네시아 업체들과 협상을 새로 시작한 상태다.

서울 상암동에 있는 팬택 본사의 전경

1991년 창립한 팬택은 한때 국내 휴대폰 시장 점유율 2위에 오르는 등 전성기를 누렸다. 하지만 2005년 휴대폰 제조사 SK텔레텍을 3000억원에 인수한 뒤 자금 사정이 악화돼 2007년과 2014년 두차례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작업)에 들어갔다. 청산 위기에 몰렸던 팬택은 지난해 통신장비 업체 쏠리드와 광학기기 업체 옵티스로 구성된 컨소시엄에 극적으로 인수됐다.

정준 팬택 대표 겸 경영위원회 의장(쏠리드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해 10월 인수 대금 496억원을 완납한 직후 "인도네시아 합작 파트너가 거의 결정됐고, 곧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6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현지 파트너사를 공개하지 않아 업계의 궁금증을 자아냈다. (☞관련기사 "뉴 팬택, 인도네시아 스마트폰 시장 집중 공략")

정 대표는 올해 1월 서울 상암동 팬택 본사 대강당에서 열린 ‘2016년 경영 방향성 설명회’ 당시에도 “현지 기업과 조인트벤처를 설립해 신흥국 시장을 공략하겠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인도네시아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2억5300만명의 인구 대국일 뿐 아니라 정보기술(IT) 기기에 대한 수요도 높아 매력적인 시장”이라고 설명했다.

팬택은 오는 6월 스마트폰 신제품(모델명 IM-100)을 한국과 해외 시장에 출시할 계획을 갖고 있다. 신제품의 구체적인 사양이 알려진 건 아니지만, 30만~50만원대의 보급형 모델이 될 가능성이 크다. 국내 시장에는 SK텔레콤(017670)KT(030200)를 통해 출시될 것으로 알려졌다. 팬택은 핵심 기능·부품에 대한 연구개발(R&D)을 국내에서 진행하고, 해외 유통은 현지 합작사에 맡긴다는 전략을 세웠다.

그러나 팬택이 해외 진출의 교두보로 삼은 인도네시아에서 파트너 섭외에 난항을 겪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업계 일각에선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 일정이 지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국내 스마트폰 제조업계의 한 관계자는 “4월 현재 현지 파트너사와 계약서도 주고받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두 달 후인 6월에도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며 “해외 시장에서 올해 상반기 중 제품 유통이 원활하게 이뤄지긴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팬택 관계자는 “현재 인도네시아의 여러 업체들과 협의를 잘 이어가고 있다”면서 “해외 사업에는 늘 변수가 존재하지만, 협상을 차질 없이 진행해 좋은 성과를 보여주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