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만간 생활하수를 통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통해 현존하는 의료검사보다 최대 10일 먼저 지역사회 감염 급증을 예측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BBC가 2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BBC에 따르면 영국 생태환경 및 수문학센터(UKCEH)는 현재 하수 샘플에서 코로나바이러스의 ‘개수'를 측정할 수 있는 표준화된 검사 방법을 개발 중이다.

UKCEH의 앤드류 싱어 박사는 "(코로나19 감염 관련) 신호를 빨리 찾을수록 더 빠른 개입을 할 수 있다"며 해당 검사법을 사용할 경우 "현 사태 속에서 우리의 삶을 훨씬 더 살기 좋게 만들어줄 수 있다"고 희망을 내비쳤다.

하수도처리장에서 코로나19를 추적할 수 있는 샘플을 얻을 수 있다.

코로나19 발생 초기에, 감염자들의 분뇨에 바이러스가 포함되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면서 ‘하수 기반 역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이미 영국의 뉴캐슬, 뱅고어, 에든버러 대학의 연구진들은 지역 상수도 업체들과 협력하여 영국 전역에 걸친 하수처리장에서 처리되지 않은 하수 샘플을 채취하고, 이를 통해 코로나 사태를 지도화하는 초석을 다진 바 있다.

싱어 박사는 "하수도망 여러 곳에서 폐수를 채취함으로써, 보건당국이 감염 위험이 가장 큰 지역을 파악하고 신속한 개입을 할 수 있다"며 "우리의 네트워크에는 이미 이러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6개의 연구소가 있기 때문에 내일이라도 이러한 국가 감시 시스템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싱어 박사에 따르면 센터의 연구자들은 이미 코로나바이러스의 유무를 알 수 있는 검사 시스템을 가지고 있으며, 현재는 하수도처리망을 통해 정기적으로 감염 정도를 측정하는 방법도 연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뉴캐슬대의 데이비드 그레이엄 교수와 그의 동료들은 코로나바이러스로부터 발생한 유전 물질을 정량화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그레이엄 교수는 "우리는 한 샘플 안에서 바이러스가 얼마나 있는지 셀 수 있다"며 "각 샘플은 특정 지역공동체를 위해 사용되는 수처리 공장에서 추출되기 때문에, 그 바이러스가 몇 명으로부터 온 것인지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 개인의 감염 여부를 판단하는 데에도 7일~10일 정도가 걸리지만, 하수 표본을 통해서라면 지역공동체 전체를 대상으로 한 결과를 바로 다음 날 안에 드릴 수 있다"고 자신했다.

앞으로 하수 기반 감시 시스템을 상용화하기 위해서는 바이러스가 물에 있을 때 분해되는 경향이 있는지, 다른 오염물질의 존재가 검사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바이러스 동향을 추적하기 위해 영국 전역에 몇 개의 샘플링 지점이 필요한지 등에 대해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