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수교 첫해 세운 공장 27년만인 이달말 폐쇄

삼성전자가 탈(脫)중국 행보를 가속화한다. 중국 내 마지막 휴대폰 생산라인을 완전히 철수한 뒤 베트남, 인도를 주력 생산기지로 키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후이저우삼성전자 임직원에게 9월 말 공장 가동을 중단한다고 공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6월 후이저우 공장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조치를 실시한 이후 최종 조치로 보인다.

삼성전자 후이저우 공장 전경.

후이저우 공장은 한⋅중 수교가 체결된 1992년부터 가동을 시작해 2017년 기준으로 연간 약 6300만대의 휴대폰을 생산하고 있다. 이는 삼성전자가 전 세계에서 생산하는 스마트폰 물량의 17%에 해당한다. 중국에서 생산된 물량 대다수는 베트남과 인도 공장으로 재배치된다.

삼성전자가 중국에서 휴대폰 생산라인을 철수하는 것은 중국에서 직접 생산하는 게 더 이상 도움을 주지 못할 것이라는 판단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앞서 지난해 12월말 톈진 휴대폰 공장을 폐쇄한 바 있다.

중국은 과거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며 국내 기업들의 제조업 기지 역할을 했다. 그러나 올해 중국 1인당 GDP가 1만달러에 달하는 등 인건비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실제 후이저우 공장의 경우 지난 2008년 1894위안(약 32만원)이었지만 2018년 기준으로는 5690위안(약 97만원) 수준이다.

특히 삼성전자의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1%대로 더 이상 상승곡선을 그리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앞으로 중국에서 자체 생산보다는 제조업체개발생산(ODM) 방식을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시장에서 가성비를 내세운 중국 업체들과 경쟁하기 위해 ODM을 기반으로 한 제품 라인을 확대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