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을 바꿀 때 '월 요금 25% 할인(선택약정 할인)'과 '공시지원금' 가운데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최대 2년간 통신요금제를 유지한다는 약정을 맺으면 매달 통신요금에서 25%를 할인받거나, 새 스마트폰 기기값(출고가)에서 일정액을 깎아주는 공시지원금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2년간 매달 통신요금에서 할인한 금액 합계와 새 스마트폰을 처음 살 때 받는 보조금을 비교하는 건 여간 번거롭지 않다. 더구나 공시지원금은 구매 시점에 따라 다른 데다, 휴대폰 대리점에서 주는 추가 보조금(공시지원금의 15%)까지 더해야 한다.

본지가 16일 기준으로 확인한 결과, 5G 스마트폰을 살 때는 SK텔레콤이나 KT에서 가장 비싼 요금제에 가입하는 경우만 제외하곤 대부분 공시지원금이 월 요금 인하를 선택하는 것보다 유리했다. 대리점의 추가 보조금까지 합치면 혜택이 최대 36만원 더 많았다. 반면 LTE(4세대 이동통신) 프리미엄폰을 살 때는 정반대다. 요금 할인을 택하는 게 유리했다. 통신 3사 모두 요금제와 상관없이 2년간 매월 통신요금에서 25%를 할인받는 총액이 보조금보다 10만원 이상이나 많았다.

◇5G폰 살 때는 공시지원금 유리

5G폰인 삼성전자의 '갤럭시S10 5G'(512GB 모델) 공시지원금은 KT가 16일 현재 78만원(월 13만원 요금제 가입 시)으로 가장 많다. 이 경우 추가 보조금까지 합치면 89만7000원에 달한다. 월 요금 할인(2년간 할인액 78만원)보다 11만7000원 정도 혜택이 더 크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최대 공시지원금은 추가 보조금을 합쳐 각각 72만4500원(월 12만5000원·8만9000원 요금제 가입 시)과 87만9750원(월 9만5000원·8만5000원 요금제 가입 시)이었다. 보조금을 이용하면 140만원이 넘는 이 스마트폰을 반값 이하에 살 수 있는 셈이다.

삼성전자가 운영하는 스마트폰 체험 공간인 ‘갤럭시 스튜디오’에서 고객들이 갤럭시S10 5G 모델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최근 고가의 5G 스마트폰 출시 등으로 인해 스마트폰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이동통신 3사는 최근 5G 가입자를 늘리기 위해 엄청난 보조금을 뿌리고 있다. SK텔레콤은 공시지원금(추가 보조금 포함)이 월 요금 할인보다 약 15만~21만원이 많았고, KT와 LG유플러스는 각각 11만~22만원, 24만~36만원이 많았다. 심지어 LG유플러스의 월 8만5000원짜리 요금제 가입자의 경우에는 월 요금 할인액과 공시지원금 간 차이가 무려 36만원이 넘었다.

단, SK텔레콤 가운데 갤럭시S10 5G를 구매하면서 월 12만5000원짜리 최고가 요금제를 가입할 때만은 다르다. 요금이 워낙 높다보니, 2년간 월 요금 할인 총액은 75만원으로, 공시지원금과 합법 보조금을 합친 것(72만4500원)보다 2만5500원 정도 많았다.

LG전자의 5G폰인 'V50씽큐'를 살 때도 이런 현상은 마찬가지였다. SK텔레콤과 KT의 최고가 요금제 가입 때만 월요금 할인액이 6만~9만원 많을 뿐, 통신 3사의 나머지 모든 요금제에선 공시지원금을 택하는 것이 소비자에게 최소 4만5000원, 최대 21만원 정도 더 주어진다.

◇LTE폰 살 때는 '통신요금 25% 할인'이 유리

LTE 프리미엄폰을 구매할 때는 상황이 전혀 달라진다. 월 통신요금 25% 할인을 택하는 것이 휠씬 유리하다. 지난해부터 통신 3사가 개편한 월 6만원 이상 LTE 요금제 8종을 따져본 결과다. 삼성전자 갤럭시S10(512GB 모델)을 살 때 통신 3사가 주는 공시지원금은 추가 보조금을 합쳐 약 15만~24만원 정도지만, 월 요금 할인으로 받을 수 있는 2년간 할인 총액은 적게는 41만원, 많게는 60만원에 달한다.

예를 들어 SK텔레콤의 월 10만원 요금제를 가입하면서 갤럭시S10을 산다면 공시지원금은 합법 보조금을 합쳐 24만1500원이 제공된다. 반면 월 요금 25% 할인에 따른 2년간 총할인액은 모두 60만원으로, 지원금보다 35만원 이상 많다. 또 갤럭시S10을 구매하면서 KT의 월 8만9000원짜리 요금에 가입하면 공시지원금(추가 보조금 포함)은 18만9750원이지만, 월 요금 할인 선택 시 2년간 할인받는 총액은 53만4000원이 된다. 약 34만원이 더 할인되는 셈이다.

LG전자의 LTE프리미엄폰인 'G8 씽큐'도 마찬가지다. 공시지원금(합법 보조금 포함)보다 2년간 월요금 할인 총액이 적게는 25만원, 많게는 43만원 더 많다. 가령, LG유플러스는 공시지원금이 보조금까지 합쳐 15만~19만원 수준인 반면, 2년간 월 요금 인하액은 41만~52만원이다. KT의 경우, G8 씽큐에 대한 공시지원금이 월 6만원 이상 요금제에 가입하더라도 7만~8만원밖에 되지 않는다. 합법 보조금을 합치더라도 8만~9만원 선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공시지원금은 통신업체들마다 마케팅 전략에 따라 금액을 내리거나 올리기 때문에 이렇게 소비자로선 다소 복잡한 계산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스마트폰 구매 대리점에 '요금 할인'과 '보조금'을 비교해달라고 요청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