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든챔피언]
쌍용차 CEO 출신…2012년 2월 캠시스 사장 부임
R&D 투자 확대하고 생산기지 중국서 베트남 이전
'단일 제품·거래처' 리스크 탈피…소형 전기차 개발

인천 송도에 있는 휴대전화용 카메라 모듈업체 ‘캠시스’ 본사. 1층 로비에 캠시스가 생산, 삼성전자에 공급한 스마트폰 카메라 모듈이 전시돼 있었다. 이 회사는 2003년부터 삼성전자와 거래를 했다.

올해 초 출시된 삼성전자 스마트폰 ‘S10’에 탑재된 1600만 화소 모듈, 울트라 와이드(초광각) 카메라 모듈이 보였다. 김상학 캠시스 전무는 "보통 카메라 광각이 85도 정도인데, 캠시스의 초광각 카메라는 123도에 달한다"며 "사람의 눈으로 보는 것처럼 넓은 배경을 촬영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영태 캠시스 사장은 “2012년부터 캠시스를 이끈지 7년이 지났다”며 “그동안 공격적으로 투자하며 사업을 확장해 나갔다면 이제부터는 이익을 내는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박영태 캠시스 사장은 연구개발(R&D) 회의를 마치고 2층 사장실에서 인터뷰에 응했다. 박 사장은 "올 가을로 예정된 제품을 출시하기 위한 막바지 작업이 한창"이라며 "수율(불량 없는 양산 비율)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테스트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캠시스 본사 2층에는 스마트폰 카메라 모듈 연구소가 있다. 이 곳에서 76명의 연구 인력이 일한다. 회사 전체 직원(235명)의 30% 이상이다. 캠시스가 만드는 카메라 모듈의 개발, 설계, 양산 테스트는 모두 연구소를 거친다. 고객사 요구에 대응하고 차세대 기술 개발도 이끌고 있다. 현재는 사물을 인식하는 3D 카메라 센싱 기술을 개발 중이다.

◇ 경영 시스템 구축하고 R&D 투자 확대

캠시스는 지난해 매출 5444억원, 영업이익 160억원을 올렸다. 2012년 2월 박 사장이 부임한 뒤 매출은 2배, 영업이익은 2.6배가 늘었다.

쌍용자동차 전문경영인(CEO) 출신인 박 사장은 캠시스 최대주주인 권현진 부회장의 부친인 권영천 회장으로부터 ‘회사 경영을 맡아 달라’는 제안을 받았다. 1962년 금융자격증 전문학원인 공평학원을 설립한 권영천 회장은 2010년 캠시스를 인수했다. 박 사장이 캠시스에 온 뒤 가장 먼저 한 일은 경영 시스템 정비였다.

"(2012년만 해도) 회사 내 비전과 목표가 공유되지 않았습니다. 각 부서들이 따로 움직였고 효율이 떨어진다는 것을 알았죠. 기본적인 경영 시스템부터 바로 잡아야 했습니다."

박 사장은 조직 전체가 목표를 향해 뛸 수 있도록 매월 첫째주 전 직원을 대상으로 월례 조회를 열었다. 조회에서 휴대전화용 카메라 모듈 업계의 이슈는 무엇이고, 캠시스가 나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 월간 목표 실적은 물론 지난달 실적 달성률도 밝혔다. 잘한 부서는 포상하고 잘못한 부서는 개선사항을 공유했다.

박 사장이 오기 전까지 캠시스의 경영 시스템은 고객사로부터 주문을 받으면 제품을 생산하는 단순한 구조를 따랐다. 박 사장은 캠시스가 대기업의 부품 협력업체이지만 능동적으로 사업에 나서야 한다고 판단했다. 스마트폰에 장착되는 카메라 수는 늘고 해상도는 점점 높아지고 있는 것이 업계의 추세다. 박 사장은 "R&D 투자를 늘려 변화하는 시장에 적극 대응하지 않으면 회사가 성장할 수 없다"고 말했다.

◇ 생산기지 중국서 베트남으로 이전

2012년 캠시스의 R&D 투자비는 30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1.2% 수준에 불과했다. 지난해 캠시스의 R&D 투자비는 176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3.3%에 달한다. 등록특허 건수도 2012년 27건에서 현재 72건으로 늘었다.

박 사장은 생산기지도 중국에서 베트남으로 이전했다. 2014년 베트남 공장을 설립했고 2004년부터 운영한 중국 공장은 올 1월 매각했다. 고객사인 삼성전자가 베트남에서 휴대전화 생산량을 늘리면서 이에 대응하기 위한 차원이었다. 베트남은 중국보다 인건비가 50%가량 저렴해 제조 경쟁력을 높일 수 있었다.

박 사장은 카메라 모듈 사업의 구조조정도 계획 중이다. 중국 스마트폰 카메라 모듈 제조사들이 공격적으로 나서면서 시장이 공급과잉에 이른 것이다. 2~3년 후엔 카메라 렌즈, 카메라 구동장치 등의 사업 부문을 떼어내 계열사로 두거나 외주 업체에 생산을 맡기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박 사장은 "지금까지 공격적으로 투자하며 사업을 확장해 나갔다"며 "이제는 내실을 다지며 회수를 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 ‘단일 제품·거래처’ 리스크 탈피 나서

박 사장은 소형 전기차, 자동차 전장 부품 등 신사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캠시스는 삼성전자 물량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98%에 이른다. 박 사장은 ‘단일 제품, 단일 거래처’의 사업 구조는 리스크가 있다고 판단, 사업 다각화에 나섰다.

카메라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제품에 대해 고민했고 2013년 자동차용 블랙박스 사업에 진출했다. 2014년 자동차용 블랙박스를 시장에 내놨지만 내장형 블랙박스 시장에 진입하지 못하고, 애프터 시장에서 중국 제품에 밀려 고전했다.

2016년에는 소형 전기차 사업을 시작했다. 캠시스는 소형 전기차 사업 3년 만인 올 8월 첫 제품인 소형 전기차 ‘쎄보 C’를 출시할 예정이다. 박 사장은 "현재 쎄보 C의 국내 예약 판매 대수만 2400대에 이른다"며 "내년에 5000대로 국내 판매량을 늘린 후 동남아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