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25일 "우리 기업의 성장역사가 3세대까지 왔는데, 과거 1·2세대가 이뤘던 성과를 3세대 그룹 회장들이 이뤄낼 능력이 있는지 의문이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2019 한국포럼 '대기업정책, 규제인가 육성인가' 세션의 패널토론자로 참석해 "1·2세대는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뭔가 이뤄내는 강렬한 도전정신을 가진 기업가였다면 지금 3세들은 이미 완성된 한국에서 태어난 황태자로 우려가 없지 않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위원장은 경제민주화와 재벌개혁 등 공정경제를 위한 정부의 정책과 관련해 지난 30년간 환경이 변했다면 재벌개혁을 추구하는 방법의 체계도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재벌개혁 논의가 시작된 지 30년이 지났지만 많은 국민이 아직도 공정경제가 이뤄지지 않았고 갈 길이 멀다고 평가한다"며 "이는 우리 국민이 가진 경제민주화, 재벌개혁의 상이 30년 전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30년 전 고도성장기 만들어진 재벌개혁의 수단은 한국경제 성장 속도가 느려지고, 우리 기업이 돈을 벌기 어려워진 상황에서 유효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그는 "경제규제 시스템을 사전규제 중심 체계에서 사후 규율 중심으로 바꾸고, 공정거래법뿐만 아니라 상법, 금융 관련법, 세법 등 여러 법에 걸쳐 합리적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며 "경성법률뿐 아니라 모범규정 등 연성법을 다양하게 구축해나가는 방식으로 우리 경제 질서를 합리적으로 바꿔야 할 것"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더 평평한 운동장을 만드는 게 혁신의 시초"라며 "정부는 경제 질서를 평평하게 만들어 많은 경제주체, 특히 젊은이들이 모험에 도전할 수 있는 경제 질서를 만들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