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자 코두리 인텔 수석 부사장이 삼성전자 용인 기흥사업장 앞에서 찍은 사진. 그는 16일 트위터에 별다른 방한 목적을 밝히지 않고 이 사진과 함께 ‘안녕하세요(Anyoung haseyo)’라고만 글을 남겼다.

인텔의 그래픽처리장치(GPU)팀을 이끌고 있는 라자 코두리(Raja Koduri) 수석 설계자 겸 수석 부사장이 삼성전자 용인 기흥사업장을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내년 GPU 시장 재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는 인텔이 삼성전자의 파운드리(위탁생산)를 통해 GPU를 생산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17일 코두리 부사장의 트위터에 따르면, 그는 전날 삼성전자 용인 기흥사업장을 방문한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와 인텔코리아 측은 "구체적으로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지만 사진 배경이 삼성전자의 기흥사업장 앞이기 때문이다.

이날은 공교롭게도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5나노(1나노는 10억분의 1m) 공정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힌 날이기도 하다. 현재 7나노 공정 대비 반도체를 더 작게 만들면서 성능을 높이고 전력은 덜 들어가도록 한 것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부문에서 업계 1위인 대만 TSMC를 빠르게 추격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현재 5나노 공정을 개발한 곳은 TSMC와 삼성전자 뿐이다.

현재 엔비디아와 AMD가 7대 3 정도 비율로 양분하고 있는 GPU 시장은 인공지능 시대가 되면서 인텔의 새로운 먹거리로 부상하고 있다. 인공지능 연산을 주력 제품인 중앙처리장치(CPU)로도 할 수는 있지만, GPU를 사용할 경우 처리 속도가 더 빨라진다는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과거 GPU 제품을 생산해 온 경험이 있던 인텔이 2017년 AMD 라데온 책임자였던 코두리를 영입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 나온 것이다.

복수의 증권사 관계자는 "인텔이 CPU 공급 부족현상이 지속되고 있고 10나노 공정 전환도 지연되고 있는 만큼 GPU는 외주를 줄 가능성이 크다"며 "엔비디아와 AMD가 TSMC를 파운드리로 채택하고 있어 인텔 입장에서는 삼성전자를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