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과학자들이 인간 뇌(腦) 유전자의 일부를 가진 원숭이를 탄생시켰다. 인간과 가까운 영장류의 유전자를 마음대로 조작하는 데 대해 과학계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미국 MIT가 발간하는 '테크놀로지 리뷰'지는 지난 10일(현지 시각) "중국 쿤밍 동물학연구소의 빙 수 박사 연구진이 인간의 뇌 발달에 관여하는 유전자를 가진 원숭이를 탄생시켰다"며 "이 원숭이는 기억력 테스트에서 일반 원숭이보다 나은 결과를 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인간의 뇌 형성 유전자인 'MCPH1'을 원숭이 유전자에 끼워 넣었다. 연구진은 원래 이 유전자를 넣으면 원숭이의 뇌 크기가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실험으로 태어난 원숭이 11마리는 이 유전자를 갖고 있었지만 예상과 달리 뇌 크기에는 변화가 없었다. 대신 기억력이 좋아졌다. 연구진은 "모니터에 특정한 색·모양을 제시했다가 같은 걸 맞히면 보상하는 단기 기억력 테스트에서 일반 원숭이보다 현저하게 나은 결과치를 보였다"고 밝혔다.
과학계는 이 연구가 생명윤리 논란을 부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제임스 시켈라 미국 콜로라도대 교수는 테크놀로지 리뷰 인터뷰에서 "앞으로 더 극단적인 원숭이 유전자 조작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를 담은 논문의 공동 저자인 마틴 스타이너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 교수는 "나는 중국 학생들에게 뇌 영상에서 뇌 크기를 추산하는 방법을 가르쳤을 뿐"이라며 "논문에서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연구를 진행한 수 박사는 "인간과 원숭이는 2500만년 전부터 따로 진화했다"며 "인간 뇌 유전자 일부를 원숭이에게 넣는다고 해서 원숭이가 다른 존재가 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반박했다.
중국에서는 영장류 이용 실험에 대한 규제가 없다. 지난달 말에는 중국에서 중국인 외과 의사가 이탈리아 신경외과 의사와 함께 개와 원숭이의 끊어진 척수를 재생하는 데 성공했다는 연구 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중국은 한 해 3만 마리 이상의 원숭이를 실험용으로 수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