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진, 에너지 평가손실 반영으로 부채비율 급등할듯
웅진에너지 CB 투자자 1200억원 디폴트 가능성
코웨이 인수대금 1조5300억원 차입...연 500억원 이자 상환해야

웅진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웅진에너지가 27일 외부감사인인 한영회계법인으로부터 ‘감사의견 거절’을 받아 상장폐지 위기에 놓였다. 웅진에너지가 상폐되면 지주사인 웅진(016880)도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웅진은 웅진에너지 영향으로 아직 감사보고서를 제출하지 못한 상황이다.

웅진 대주주인 윤형덕·새봄 형제

웅진에너지 외부감사인은 2017년까지 삼정회계법인이었다. 그러나 외부감사인이 한영으로 바뀐 후 감사의견이 거절된 것이다. 한영회계법인 측은 "웅진에너지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의견의 근거를 제공하는 충분하고 적합한 감사증거를 입수할 수 없었다"고 했다.

이에따라 웅진에너지가 발행한 약 12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는 감사의견 거절로 디폴트(채무불이행) 상황에 처했다.

1조5300억원을 차입해 지난 22일 코웨이(021240)인수를 완료한 웅진의 자금압박은 커질 수 있다. 웅진에너지가 상폐되면 지주사인 웅진이 보유한 웅진에너지 지분가치는 급격히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는 평가손실에 반영돼 웅진의 부채비율이 급등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웅진그룹 지배구조는 ‘웅진-웅진씽크빅-코웨이’, ‘웅진-웅진에너지’로 이어지는 구조다. 웅진은 웅진씽크빅(35%, 특수관계인 포함)과 웅진에너지(약 31%)를 지배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BBB(하향검토)’로 떨어진 웅진의 신용등급은 더 내려갈 수 있다. ‘B-(부정적)’으로 떨어진 웅진에너지 신용등급도 강등될 것으로 보인다. 통상 기업의 신용등급이 ‘BBB’ 밑으로 내려가면 정크본드로 분류한다. 정크본드는 채무불이행의 위험도가 높은 회사채를 말한다.

이번 코웨이 인수는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의 차남인 윤새봄 웅진 사업운영 총괄 전무(40)가 주도했다. 윤새봄 전무는 형 윤형덕 웅진투투럽 대표와 웅진 지분 29% 가량을 갖고 있는 최대주주다.

웅진은 자금마련을 위해 코웨이 주식을 담보로 돈을 빌리고, 웅진씽크빅 전환사채(CB)를 발행했다. 한국투자증권이 대주단을 구성해 약 1조1000억원을 차입하는 방식이며, 만기(5년) 이자율은 연복리 7%다. 이는 자기자본의 284%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이자비용은 연간 500억원이 넘는다. 웅진그룹 관계자는 "코웨이의 배당금을 이자로 사용할 계획"이라고 했다.

대주단이 돈을 빌려주거나 채권에 투자할때는 약정을 맺는다. 통상 신용등급이 일정수준 내려가거나, 의견거절을 받으면 빌려준 돈을 만기 전에 회수하는 조건 등이 담긴다. 이날 오후 2시 기준 웅진과 씽크빅 주가는 각각 1.9%, 2.9% 하락중이다. 코웨이 주가도 1% 이상 내려 거래되고 있다.

웅진그룹 지배구조

한편 웅진은 웅진에너지에 더이상 자금지원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웅진에너지는 지난해 약 100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중국 정부의 보조금 삭감, 미국의 세이프가드 발동 등 비우호적 환경이 조성되면서 태양광 밸류체인 전반의 가격이 가파르게 하락했기 때문이다. 모기업마저 손을 뗀 상황에서 외부의 지원 없이 독자생존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