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 먼지가 남성의 정자 생산력까지 떨어뜨릴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세 먼지가 호흡기 질환과 암을 유발하고 아동의 성장을 저해하는 것뿐 아니라 인간의 생식 자체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브라질 상파울루대의 이레인 코스타 교수 연구진은 지난 24일 미국 뉴올리언스에서 열린 국제내분비학회에서 "미세 먼지가 정자의 질과 양을 모두 저하시킨다는 사실을 생쥐 실험을 통해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지름 2.5마이크로미터(㎛, 1㎛는 100만분의 1m) 이하의 초미세 먼지(PM2.5)가 생쥐의 생식계통에 미치는 영향을 실험했다. 실험 대상은 네 집단이었다. 첫째는 태아로 있는 동안과 태어난 후 젖을 뗄 때부터 성체가 되기 전까지 계속 초미세 먼지에 노출시켰다. 둘째 집단은 태아일 때만, 셋째는 젖을 뗀 이후부터 성체가 되기 전까지 미세 먼지에 노출시켰다. 넷째 그룹은 태아일 때부터 공기정화기로 거른 양질의 공기를 제공했다. 실험 결과 정자는 초미세 먼지에 많이 노출될수록 상태가 나빠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초미세 먼지는 정자 생산에 관여하는 유전자에도 영향을 미쳤다. 출생 후 초미세 먼지에 노출된 쥐에서 정자 생산에 관여하는 유전자의 기능이 가장 떨어져 있었다.

초미세 먼지는 머리카락 굵기의 30분의 1에 불과해 혈관을 타고 온몸으로 퍼질 수 있다. 초미세 먼지가 사람과 동물의 내분비 계통을 망가뜨린다는 연구 결과는 이미 나온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