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계속되는 미세먼지로 농촌도 비상이 걸렸다. 미세먼지로 농부들의 건강을 나빠지고, 농축산물의 생산성이 하락하기 때문이다.
도시 지역은 먼지 배출 사업장의 작업 시간 단축, 야외 작업 시간 조정 등의 보호기준이 있지만, 이런 기준조차 없는 농촌의 경우 봄을 맞아 야외 노동이 많아진 농민들이 미세먼지의 위험에 훨씬 노출돼 있다.
미세먼지가 몸속으로 들어오면 면역을 담당하는 세포가 먼지를 제거하도록 작용하는데, 이 때 부작용으로 염증반응을 일으키면서 천식, 호흡기, 심혈관계 질환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노령층은 미세먼지에 취약하다. 노령층에서 흔한 발생하는 질병 중 하나가 폐질환인데, 1급 발암물질인 미세먼지는 폐기능을 급격히 떨어뜨린다. 특히 만성폐쇄성폐질환 (COPD)과 폐암을 비롯한 호흡기 질환을 발병시키고, 사망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미국 일리노이주 지역 거주 노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미세먼지농도가 10㎛/㎡ 증가할 때 사망률이 심근경색이 있었던 사람은 2.7배, 당뇨병을 가진 사람은 2.0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농촌의 경우 노령인구가 많고, 야외작업 시간이 길어 미세먼지 노출에 따른 건강악화가 우려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이 지난 1월 밝힌 자료에 따르면 65세 이상 한국 농가인구 비중은 전년보다 0.4%포인트 상승한 43.3%에 달한다.
또 미세먼지에는 이산화황(SO2)이나 이산화질소(NO2)가 많은데 산성비를 내리게 해 토양을 산성화시켜 산림과 식생을 손상한다. 농작물도 중금속에 오염될 가능성이 크다. 경상대학교 원예생산공학실험실이 지난해 9월에 3주 동안 미세먼지가 많은 공단과 고속도로 주변 농촌에서 상추·쑥갓·시금치 등 3개 작목을 재배해 납과 중금속 등의 함량을 조사한 결과 시금치의 경우 알루미늄의 함량이 일반지의 재배채소보다 15배나 높았고, 중금속 함량도 높게 나타났다.
미세먼지로 일조량이 줄어들면 시설작물 등 농작물 생육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농촌진흥청은 미세먼지가 비닐하우스의 빛 차광 율을 60%수준으로 떨어뜨리는데 이런 현상이 20일 이상 지속되면 토마토· 오이 등 과채류의 경우 수확이 10%쯤 감소한다고 밝혔다. 또 상추·쑥갓 등 엽채류는 잎이 웃자라고 얇아져 수량 감소는 물론 상품가치도 떨어진다.
가축의 경우 환기 문제로 개방된 축사에서 사육하는 경우가 많은데 미세먼지에 노출되면 호흡기나 안구 질환에 걸리기 쉽다.
서효원 농촌진흥청 대변인은 "축사의 출입문과 천창시설을 개선하고, 하우스 세척을 위한 동력분무시설을 설치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며 "농업인들도 미세먼지가 심할 때는 작업을 중단하는 것이 좋고, 피치 못할 경우에는 귀찮더라고 KF80 이상의 마스크를 써야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