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50~60대는 한국에서 할 일 없다고 산에 가거나 SNS(소셜네트워크)에서 험악한 댓글만 달지 말고 아세안(ASEAN), 인도로 가셔야 돼요. 박항서 감독도 (한국에서) 구조조정되고 베트남으로 건너가 인생 이모작 대박을 터뜨리지 않았습니까."

28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CEO 조찬 간담회 강연에서 김현철 신남방특별위원회 위원장(청와대 경제보좌관)이 한 발언이다. 김 위원장은 이날 인도·아세안 시장 진출 확대를 추진하는 이른바 '신남방(新南方)' 정책 전략에 대해 강연을 했다. 김 위원장은 "신남방 국가들의 소비시장이 연 평균 15%씩 성장하고 있다"며 '퇴직 인구'인 50~60대의 동남아 진출을 '독려'하는 과정에서 이같이 밝혔다.

김현철 신남방특별위원장이 28일 대한상의에서 연 CEO조찬간담회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10년 뒤에 인도가 중국과 함께 G2로 부상하고 인도네시아가 상위 5개국가로 들어갈 것"며 "한국과 베트남 교역액이 지난해 일본 전체 교역액을 넘어선데 이어 내년이면 영국 독일 프랑스 스페인 등 EU전체 교역액을 넘어서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우리 경제가 저성장이 고착화하는 구조에 들어가 있는 것을 고려하면 아세안과 인도와 같은 블루오션 시장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젊은이들은 여기(한국) 앉아서 취직 안 된다고 '헬조선'이라고 하지 마라"며 "신남방 국가를 가면 '해피조선'이다"고 했다. 한국에 우호적인 분위기가 형성돼 있는 이 때가 진출 적기라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인도네시아, 태국에 가면 한국어 시험 응시생이 넘쳐나서 교실을 못 구할 정도"라며 "국내 국립대학 국어국문과 취직 못하는 학생들을 왕창 뽑아서 인도네시아 등에 한글 선생님으로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정부의 신남방 진출 전략은 3P로 정리된다"며 "인적교류(people)와 상생번영(prosperity), 평화(peace)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아세안에 물건 팔고 수주만 받을 게 아니라 오히려 아세안으로부터 물건을 수입하고 아세안의 국민들은 받아들이는 노력을 해야한다"며 "아세안 지역의 학생, 교수들을 많이 받아들여 선진농업, 선진공업, 선진의료를 가르쳐 좋은 관계를 이어나가야 한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북한과의 '해빙 무드'를 가장 반길 국가들이 신남방이라고도 했다. 그는 "북한하고 미국하고 정상회담 할 때 돈 대줄 테니까 자기 나라에 와서 정상회담 하라는 국가가 싱가포르였다"며 "아세안은 제2차세계대전, 중국과의 전쟁을 통해서 강대국의 위협을 가장 잘 아는 국가들이라서 평화를 원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