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로 연구의 대가 장윤일 박사(미국 아르곤국립연구소)는 25일 "원자력은 한국의 에너지 안보에 앞으로 계속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며 "원자력만이 미세먼지를 포함한 대기오염 발생 없이 원자재나 토지를 가장 적게 사용하는 방식"이라고 주장했다.
장 박사는 1993년 한국에서 유일하게 로렌스 상을 받았다. 로렌스 상은 미국 정부가 1959년 12월에 창설한 상으로 ‘원자력 분야 노벨상’으로 불린다.
장 박사는 이날 대전 유성구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개최한 '세계 원자력의 현황과 전망' 특별 강연에서 "2050년쯤에는 지금보다 2.5배 많은 전력이 필요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장 박사는 강의에서 "우리는 발전 방식을 고르고 선택할 여유가 없을 것"이라며 "인류는 석탄, 천연가스, 석유, 수력, 태양, 풍력, 바이오매스, 원자력 등 모든 에너지원을 활용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이 중 원자력만이 급증하는 전력 소비 수요를 대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향후 10년간 중국과 다른 19개국은 100기의 원전을 추가로 건설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원자력 르네상스는 미래 전력 수요 성장을 대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원자력 안전 문제와 관련해서는 일본 후쿠시마 사고를 예로 들며 원자력 발전소의 안전성을 강조했다. 장 박사는 "일본 후쿠시마 사고의 경우 사상자가 대부분 쓰나미 때문에 발생했고 발전소에선 1명의 희생자도 없었다"며 "지진폭이나 파괴력 측면에서 한국과 일본의 지진은 차이가 크기 때문에 한국에서 지진에 따른 피해는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장 박사는 "원전 수출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있어야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다"면서 "장기적으로 볼 때 고속로와 파이로프로세싱(사용후핵연료 처분 방법) 기술을 확보하는 국가가 원전 기술 선도국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단될 위기에 놓인 한국원자력연구원의 제4세대 원전 고속로 프로젝트를 재가동해 미래 세대를 위한 성공 사례로 남길 바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