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위례에서 전국 최초로 진행된 신혼희망타운 분양에서 340가구 모집에 무려 1만8000명이 청약했다. 주변 시세보다 저렴하게 분양하거나 임대하고 무주택 신혼부부에 특화해 국공립어린이집·실내놀이터 등의 육아지원시설을 갖추고 있는 점이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전국에서 처음으로 분양에 나선 경기 하남 위례신도시 신혼희망타운의 완공 후 예상 모습. 위례신도시 시세의 60% 가격으로 무주택 신혼부부에게 분양한 이 공공주택은 지난 27~28일 청약에서 340가구 모집에 1만8000여명이 몰리며 평균 54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첫 분양이 인기를 끔에 따라 다음 신혼희망타운 분양 단지에 대한 시장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집값이 기대만큼 싸지 않다'는 비판도 나온다. 위례나 고덕 같은 공공택지에서는 일반 아파트도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아 싼값에 분양되기 때문이다.

당첨되면 8년간 못 팔고, 의무 거주 5년

신혼희망타운은 결혼한 지 7년이 넘지 않은 부부나 예비 신혼부부, 만 6세 자녀가 있는 한 부모 가족만 청약할 수 있다. 순자산이 2억5060만원보다 적고, 맞벌이 기준으로 소득이 도시근로자 평균 소득의 130%(월 650만원) 이하인 조건도 충족해야 한다. 위례신도시의 경우 분양권 전매 제한 8년, 의무 거주 기간 5년 등의 제약 조건이 있다. 향후 집을 팔 때 생기는 시세 차익을 정부와 나누기 위한 수익공유형 모기지 대출도 받아야 한다.

30일 LH(한국토지주택공사)에 따르면, 지난 27·28일 청약받은 경기 하남 위례신도시 A3-3b블록 신혼희망타운의 340가구에 1만8209명이 신청, 평균 54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2021년 7월 입주 예정인 이 단지는 지하 2층~지상 25층, 6개 동, 전용 46㎡, 55㎡ 총 508가구(168가구는 행복주택) 규모다. 지하철 5호선 마천역에서 단지까지의 거리는 약 900m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수도권 인기 신도시에서 선보이는 저렴한 아파트라 내 집을 마련하려는 신혼부부들이 대거 몰린 것 같다"고 말했다. 위례신혼희망타운의 분양가는 전용 46㎡가 평균 3억7100만원, 55㎡가 평균 4억4200만원으로, 주변에 입주를 마친 아파트 시세의 60% 수준이다.

두 번째 신혼희망타운은 다음 달 평택 고덕신도시에서 분양한다. 고덕신도시 A7 블록에 들어서는 총 891가구 중 행복주택을 제외한 596가구에 대해 다음 달 5·6일 이틀간 청약을 받는다. 전용 46㎡가 평균 1억9800만원, 전용 55㎡가 평균 2억3600만원이다. 분양권 전매 제한 기간은 3년이고, 거주 의무 기간은 없다.

"기대만큼 안 싸다" 지적도

비판도 나온다. 우선 분양가를 일반 아파트의 분양가와 비교했을 때 싸지 않다는 지적이다. 위례 신혼희망타운 3.3㎡당 분양가는 1800만원. 3000만원에 육박하는 주변 아파트값과 비교하면 분명히 싸다.

그런데 현재 북위례에서 분양을 진행 중인 GS건설 '위례포레자이'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1820만원이다. 신혼희망타운과 일반 아파트 분양가 간 차이가 전용 55㎡ 기준으로 환산했을 때 300만원이다. 정부가 공공택지에서는 일반 아파트도 분양가 상한제를 통해 분양가를 통제한 결과다. 한 전문가는 "현실적으로 LH 로고가 붙은 단지가 대형 건설사 로고가 붙은 단지보다 비싸기는 어렵다"며 "시세 차익을 정부와 나눠야 한다는 점도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요소"라고 했다.

'금수저' 논란도 또 나온다. 전용 55㎡를 분양받은 가구가 20년간 매달 갚아야 할 평균 원리금이 최대 150만원에 이른다. 심교언 건국대 교수는 "월 600만원 남짓 버는 부부에게 월 150만원은 큰 부담"이라며 "'주거비 부담을 덜어주는' 목적이라면 임대 아파트로도 충분한데 왜 꼭 '분양'이란 방식에 집착하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2022년까지 총 15만 가구의 신혼희망타운을 전국에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내년 수도권에서만 총 10곳, 4838가구의 신혼희망타운이 입주자 모집에 나설 예정이다. 내년 2분기 서울 중랑구 양원지구(405가구)를 시작으로 경기 하남 감일지구 (510가구), 화성 동탄2신도시(500가구), 서울 강남구 수서역세권(635가구) 등이 분양에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