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TALK] 올겨울 북극발 한파에 엘리뇨로 미세먼지 심해질 수도

조선비즈
  • 김민수 기자
    입력 2018.12.02 06:00 | 수정 2018.12.02 10:03

    올 여름 기승을 부린 폭염에 겨울엔 한파가 올 것이란 예상이 많았다. 폭염과 한파가 반복되는 기후 변동 폭이 앞으로 점점 커질 것이라는 예측도 최근 몇 년간 추세를 보면 설득력이 높아지고 있다. 이미 열흘 전인 11월 23일 전국 아침 최저기온이 섭씨 영하 9~3도를 보이며 한파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

    육안으로도 답답할 정도의 미세먼지도 올 겨울 ‘불청객’이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30일 오후 미세먼지(PM10)는 부산·경남 지역 140마이크로그램을 넘길 정도로 대기 상태가 혼탁했다. 전문가들은 올 겨울 불청객인 한파와 미세먼지는 북극 온난화와 엘니뇨 현상에 의한 전지구적인 대기오염 및 대기순환에 달려있다고 보고 있다. 북극의 온난화는 한파를, 엘니뇨 현상은 미세먼지를 부추길 수 있는 주범이라는 분석이다.

    ◇ 한파 몰고 오는 북극 온난화...북극의 급격한 온도 상승 원인은?

    최근 몇 년간 한반도의 겨울 한파의 주된 원인으로 ‘북극진동’이 지목됐다. 북극의 한기를 가두는 역할을 하는 제트기류 약화로 북극의 차가운 공기가 남쪽으로 더 내려오면서 중위도 지역인 한반도에 한파가 찾아오는 것이다.

    과학자들은 이같은 북극진동의 원인은 북극의 드라마틱한 온도 상승 때문이라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미국국립해양대기청(NOAA)에 따르면 2015년 지구 평균 기온이 약 150년 전에 비해 1도 상승했다. 그러나 북극 지역의 기온은 2000년대 들어서만 약 4~5도 정도 급격히 오른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2018년 2월 북극의 온도는 평년보다 무려 30도 이상 높았고 이상고온 현상은 61시간 동안 지속됐다.

    지난 67년 동안 연평균 지표기온의 상승추세. 붉은색일수록 온난화가 강하게 나타난다는 의미로 시베리아, 북 캐나다, 알래스카 등 북극해 지역에서 온난화가 강하게 나타났음을 확인할 수 있다. /기초과학연구원 제공.
    북극의 온도가 상승하면 북극의 찬 공기를 가두는 역할을 하는 제트기류가 약해진다. 찬 공기와 따뜻한 공기 사이에 부는 바람인 ‘온도풍’을 흔히 제트기류라 하는데, 북반구 중고위도(북위 35도~50도) 지표면 인근에서 동쪽으로 빠르게 부는 바람을 말한다. 제트기류는 찬 공기와 따뜻한 공기 온도차가 커질수록 세지는데 북극의 기온이 상승하면서 온도 차이가 줄어 세력이 약해진다. 제트기류 세력이 약해지고 북극의 찬 공기가 남하해 북미나 동아시아 지역에 한파를 몰고 오는 것이다.

    과학자들은 이같은 북극 지역 온난화의 근본 원인을 찾기 위한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기초과학연구원 기후물리연구단 말테 스터커 연구위원은 강사라 UNIST 교수, 미국·호주·중국 등 국제 공동연구진과 함께 북극 지역의 온난화가 유독 급속도로 진행되는 현상인 ‘북극 증폭’의 원인이 북극 내부에 있다는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 기후변화’ 11월 20일자로 발표해 주목받았다.

    연구진은 표면 반사율 감소, 대기 순환, 열대 및 중위도 지역의 온난화, 해류 변화 등 북극권 온난화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모든 요인을 규명하고 1951년부터 2017년에 걸친 장기간의 기후 변화를 시뮬레이션했다.

    시뮬레이션 결과와 현재 기후 상황을 비교한 결과 북극 지역 내부의 요인만 적용해도 실제 온도 상승 상황과 유사한 결과가 나왔다. 해양과 대기의 순환으로 열도와 적도 지방의 열을 끌고와 극지방 온도가 상승한다는 기존의 주장을 뒤집는 결과다. 오히려 눈과 빙하가 녹아내리면서 햇빛이 북극의 토양과 표면에 더 많이 도달해 온난화를 가속화한다는 것이다. 특히 햇빛을 반사시킬 수 있는 눈과 빙하가 줄어 표면 반사율도 함께 감소해 햇빛을 흡수한다는 설명이다.

    이준이 부산대 교수(IBS 기후물리연구단 연구위원)는 "극지방 온도의 급격한 상승은 극한기후 변동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북극 증폭은 결국 지구 평균 기온에 영향을 주고, 지구 평균 기온이 높아지겠지만 오히려 중위도 지역의 제트기류 약화 때문에 한파가 자주 발생할 수 있는 확률이 커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겨울철 미세먼지? 엘니뇨 현상에 물어봐

    올 겨울에는 예년에 비해 미세먼지가 심각할 것이라는 예상이 힘을 얻고 있다. 겨울철 미세먼지 문제는 봄철에 나타나는 미세먼지보다 약하다는 인식이 있지만 실제로 한국의 경우 겨울철부터 봄철까지 미세먼지 농도가 낮은 편이 아니다. 겨울부터 봄까지는 계절풍 등의 영향으로 외부에서 유입되는 미세먼지가 많기 때문이다.

    겨울철 미세먼지로 출근하는 시민들이 마스크를 끼고 있다. /조선DB
    특히 평양 동쪽 중남미 해수면 온도가 높아지는 ‘엘니뇨’ 현상이 겨울철 한반도 대기 정체 현상을 유발해 미세먼지 문제를 가중시킨다는 연구도 있다. 예상욱 한양대 교수는 "최근 연구결과 엘니뇨 현상이 발생할 때 평균값에 비해 초미세먼지(PM2.5) 농도가 최대 20% 가량 높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엘니뇨 현상이 겨울철에 발생해 태평양 동쪽 적도 부근 해수면이 따뜻해질 때 상승한 대기가 북태평양 지역에서 하강하는 대기 순환이 강해진다. 북태평양 지역에 대기가 하강하면 평년에 비해 고기압성 순환이 강해지는데 북태평양에서 왼쪽에 치우진 한반도의 경우 고기압성 순환이 강해지면 남풍의 위력이 세진다.

    엘니뇨로 만들어지는 남풍이 우리나라 겨울철을 지배하는 북서풍과 만나 수렴하면서 한반도 대기가 정체하는 현상이 생기는 것이다. 예상욱 교수는 "엘니뇨 때문에 미세먼지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지만 엘니뇨로 인한 대기정체 현상은 국외에서 유입되거나 국내에서 발생한 미세먼지를 가두는 역할을 할 수 있다"며 "상대적으로 엘니뇨 시기에는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아시아 지역이 따뜻해지면서 대기가 정체되고 대기오염 농도가 높아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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