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중국 비즈니스 생태계는 우리 기업들이 벤치마킹할 대상이 됐다. 중국에서 창업해 성공한 기업가 김희종씨와 중국 IT 매체 기자인 유채원씨가 함께 쓴 '중국 스타트업처럼 비즈니스하라'는 스마트 사회로 변모 중인 중국 견문록이다.

중국은 무소유 사회로 가고 있다. 이념의 힘이 아닌 기술의 힘에 의해서다. 자전거, 자동차, 사무실, 집, 스마트폰 충전기까지 모든 것을 공유해서 사용할 수 있다. 즈롬이란 부동산 스타트업은 앱을 통해 집을 찾고 하우스메이트를 선택한다. 방은 각각 주어지나 거실, 부엌, 화장실은 공동 사용한다. 2주에 한 번씩 도우미가 와서 청소를 해준다.

중국의 IT 비즈니스는 미국의 카피캣(모방제품)으로 출발했지만, 중국 소비자의 독특한 니즈에 최적화하면서 '대체 우주'를 형성하고 있다.

펀다라는 지식 공유 서비스에 돈을 내면 유명인에게 질문을 하고, 음성 메시지로 대답을 들을 수 있다. 지명도에 따라 질문의 값이 50만원 이상으로 올라간다. 누군가 다른 사람도 이 질문에 대한 답을 듣고 싶다면 1위안을 내야 하는데, 반은 답을 낸 사람에게, 나머지 반은 질문한 사람에게 돌아간다. 좋은 질문을 낸 사람도 보상을 받는 구조다.

다중디엔핑이란 앱은 맛집 찾기에서 출발해 영화, 미용, 육아 등 라이프스타일 전 분야에서 소비자 평가를 비즈니스화했다. 평가의 진정성에 따라 2~8점의 점수를 차등 지급한다. 등급이 높으면 매장 무료 체험과 각종 혜택이 주어진다. 가짜가 난무하는 중국 사회에서 소비자들이 가장 믿는 앱으로 자리 잡은 이유다.

중국은 무현금 사회로 가고 있다. 위챗페이로 세금과 공과금을 내고, 병원 등록과 결제도 한다. 덕분에 병원 대기 시간이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요즘 중국 기술 기업의 성과 보상은 미국 뺨칠 만큼 파격적이다. 올 초 텐센트는 회사에 공헌이 큰 게임 개발팀에 1인당 163억원의 설 보너스를 지급했다.

요즘 중국에선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3일간 날밤을 새며 스타트업 하나를 뚝딱 만드는 행사가 곳곳에서 개최된다. 누군가 사업 아이디어를 발표하면 마음에 드는 사람들이 합류해 즉석 팀이 만들어진다. 토론해서 사업 모델을 만들고 거리에 나가 고객을 인터뷰해서 검증하는 모든 과정이 3일 내에 이뤄진다.

부러운 것은 중국 정부가 스타트업의 새로운 실험에 관용적이라는 점이다. 중국 정부는 원격 진료를 보건 의료 시스템 개혁의 주요 수단으로 결정해 헬스케어 분야 창업에 불쏘시개 역할을 했다. 지난 5월엔 블록체인 백서를 발행해 신기술과 중국 경제에 긍적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